최근 제주도 여성농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행복바우처 제도가 지난 7월부터 시범적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충북과 경기, 강원, 전북에 이어 5번째다. 수혜대상은 6300명으로 5억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며, 행복바우처 카드는 연말까지 영화관, 서점, 문화센터, 목욕탕, 화장품점, 스포츠센터, 숙박업 등 18개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행복바우처 도입의 숨은 주역으로 한여농제주도연합회 신영화(56) 회장이 꼽히고 있다. 2013년부터 한여농제주도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신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행복바우처 도입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취임 때부터 숙원사업 이뤄
매년 1~2회 토론회로 여론 형성
도의회·행정당국 설득 밑거름

내년엔 병원·한의원도 사용처로
지원금액도 서서히 늘리고
동 지역 농민도 혜택받게 노력 
적극적 참여가 제도 기반 다져


▲제주도에도 행복바우처 제도가 시범적으로 도입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한 말씀 부탁합니다.
제주도는 작은 지역인데 문화인프라가 매우 부족해요. 밭에서 일하는 여성농업인들 대다수가 문화생활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죠. 여성농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행복바우처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013년 도연합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행복바우처 도입에 공을 들였는데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껴요. 아울러 행복바우처 도입에 많은 도움을 준 제주도의회와 도 농정과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아직도 행복바우처 제도가 없는 지자체가 많습니다. 조언을 해주신다면.
충북도와 강원도 등 타 지자체와 정보를 교류하면서 행복바우처를 처음 알게 됐고, 제주도에 행복바우처 도입을 요구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결국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매년 1~2회 정도 행복바우처와 관련된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도의회와 행정당국을 설득하는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로 지원금액이나 수혜대상 확대 등 과제도 많을 것 같은데요.
내년부터는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행복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건의할 생각이에요. 제주도는 주로 밭농사를 짓다보니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여성농업인들이 많거든요. 현재 행복바우처의 의료목적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개선을 중앙정부에 요구해나갈 방침이에요. 또 지원기준도 개선하려고 해요. 읍면지역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농사는 짓지만 자녀교육을 위해 동지역에 주소지를 둔 여성농업인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거든요. 행복바우처 지원금액도 자부담 2만원 포함 10만원 수준인데, 앞으로 20~30만원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해야죠.

▲행복바우처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여성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여성농업인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마디 부탁합니다.
지원기준이 읍면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지원금액도 많지 않아 신청이 생각보다는 저조한 것 같아요. 행복바우처가 어렵게 도입된 만큼, 여성농업인들이 삶의 질 향상의 첫걸음이란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동안 여성농업인들은 희생하고 힘들게만 살아왔는데, 행복바우처를 통해 1년에 한 번이라도 영화도 보고 모임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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