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횡성서 5500여명 '화합의 장'

▲ 한국임업후계자협회는 지난 8월 10~12일 2박 3일동안 강원 횡성에서 ‘산이 내게 와서 꿈과 희망이 되었다’는 주제로 ‘제25회 한국임업후계자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전국대회에는 전국 5500여명의 임업후계자 및 가족들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산이 내게 와서 꿈과 희망이 되었다’
제25회 한국임업후계자 전국대회의 주제다. 또, ‘삶터, 일터, 놀이터가 되는 우리강산 산!산!산!’이 부제다. 임업후계자들에게 삶터이자 일터였던 산, 이제는 ‘꿈과 희망’을 키우는 놀이터로 바꿔보자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되었다’라는 과거형, 진짜 뜻은 미래에 두고 있었다. 8월 10~12일 3일간, 산에 꿈과 희망을 심을 주인공 5500여명이 대회장인 강원 횡성의 종합운동장에 모였다. 전국 5500여명의 임업후계자 및 가족들은 산을 지키고 가꿔온 서로를 격려하며, 다음 해 전남 장흥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임업후계자들의 최대 행사 '전국대회'

신원섭 청장·이석형 회장·최문순 지사·한규호 군수 등 참석
임업직불제 지급, 임업대선토론회·산림엑스포 개최 등 제안도 


전국대회 개회날인 8월 11일 오전 10시, 30℃가 넘어가면서 횡성종합운동장 한가운데에 모인 임업후계자들은 연신 부채질을 했다. 대형그늘막이 하늘을 가렸지만 양 옆에서 몰려드는 열기까지 막진 못했다. 그래도 하나둘씩 모였다. 자신들의 축제를 즐기려는 임업후계자들.

개회식에는 신원섭 산림청장,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김남균 한국임업진흥원장 등을 비롯해 최문순 강원도지사, 한규호 횡성군수, 염동열 새누리당(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의원, 김동일 강원도의회 의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권병섭 한국임업후계자협회장이 먼저 단상에 올랐다. 권 회장은 “전국대회는 우리 임업후계자협회의 가장 큰 행사로, 그동안 임업후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소통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전국대회가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전국대회를 통해서 ‘실패하지 않는 산림경영의 길’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60년대 이후 헐벗은 산을 녹화해 산림녹화를 성공시킨 세계 유례없는 나라로 만든 게 임업인들”이라며 “이제 녹화된 산림을 잘 보전하고 잘 가꿔서 임업인들에게 소득을 올리고 국가발전에도 기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청장은 “산림청은 국내 임업의 발전과 전문임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해서 정책자금·융자 금리의 인하, 세제감면 등 필요한 부분을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국대회 개회식에는 재치있는 인사말도 많았다. 더위에 지친 임업후계자들에 대한 배려였다. “토종감자 최문순입니다”로 운을 뗀 최문순 지사는 “원래는 토종감자인데 오늘은 너무 더워서 탄감자가 될 것 같다”며 “속옷이 다 젖은 정도로 날이 덥다”고 말했다. 또, 말미에 최 지사가 “횡성은 한우가 유명한데, 한우로 만든 사골주도 있다”고 말한 것을 한규호 군수는 “한우 한점 먹고, 사골주 한잔 마시고, 올 한해 건강하게 지냈으면 한다”는 말로 받기도 했다. 또, 한 군수는 “산에는 돈이 있고, 건강이 있고, 대한민국의 희망이 있다”며 “산의 환경을 가꾸면서 대한민국의 강원도, 또 횡성이 대한민국의 허파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일 의장은 “‘산에서 보물을 찾자’라고 하면 ‘찾자’라고 말해달라”고 말했고, 김 의장의 선창에 이어 임업후계자들은 “찾자”를 세 번 외쳤다.

이날 단상에서는 축하인사만 나오지는 않았다. 권병섭 회장은 임업직불제를 요구했고, 이석형 회장은 임업대선토론회를 제안했다. 단상이 발언대가 된 셈이다.

권병섭 회장은 “임업인들의 당부가 있다”면서 “임업인들은 직불제를 가장 원하고 있는 만큼 반영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석형 회장은 “이제 본격적인 대선정국인데, 임업인단체 전체가 뭉쳐서 최소한 대선후보들을 모아놓고, 산림산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등을 묻고 해서, 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행사에는 임업인들의 목소리를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해보자”고 제시했다. 이 회장은 ‘산림엑스포’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 회장은 “산림 인프라가 갖춰진 강원도에서 산림엑스포를 개최한다면 임업소득은 2~3배 확대되고, 산림발전도 10년은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임업인들이 목소리를 내서 산림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최문순 지사는 전날인 10일, 국회에서 열렸던 ‘규제프리존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도지사 간담회’ 내용을 일부 언급, “산림이 더 이상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소득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대상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가 있었고, 강원도에서는 산악철도를 건의했다”며 “산악철도를 통해 산악관광을 활성화시키면, 산양삼을 비롯해 임업인이 생산한 임산물을 잘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시·도지사 간담회에는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지난 3일간, ‘9도 임산물 요리경연대회’, ‘명랑운동회’, ‘후계자 노래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했던 5500여명의 임업후계자 및 가족들은 내년 8월 ‘제26회 한국임업후계자 전국대회’ 개최지인 전남 장흥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우리의 다짐' 결의문 발표
"'노력의 결실'인 청정임산물 정당한 대가위해 노력할 것"

임업후계자협회는 이례적으로 전국대회에서 결의문을 발표했다. 임업인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산과 숲을 이용하고 보전하는 중심에 서 있는 우리 임업인들은 다시한번 결의와 다짐을 하고자 한다”는 ‘우리의 다짐’이란 결의문의 제목에서 엿볼 수 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 임업인들은 우리들의 노력의 결실인 청정임산물 등이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우리 임업인들은 원활한 산지이용을 위해 규제와 제한일변도의 관련사항들의 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 임업인들은 산을 가꾸고 숲을 지키는 당사자로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진다 등을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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