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풀 없는 맨땅 21% 늘고 등산로 폭도 넓어져 훼손 심각

녹색연합이 백두대간 마루금(산 정상까지 연결한 선) 등산로 훼손실태를 조사한 결과, 나무나 풀이 없는 맨땅 ‘나지’의 면적이 2001년 63만3975㎡에서 올해 76만9566㎡로 2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등산로폭은 112㎝에서 128㎝로, 나지노출폭은 86㎝에서 105㎝로 각각 늘어났다. 식물종 다양성의 보고이자 야생동물의 서식지로 보전가치가 높은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현 주소다. 산림청이 지난 10일 ‘백두대간 마루금 보전·관리대책’을 발표한 가장 큰 이유다.

산림청, 체계적 관리 추진
휴식년제·예약탐방제 운영  


우선 산림청은 마루금 등산로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녹색연합 조사결과에서 ‘훼손심각’으로 분류된 등산로에 대한 정밀조사를 하는 가운데 마루금 등산로 전체에 대해서도 ‘괘방령~바람재’, ‘이화령~마패봉’, ‘대관령~매봉’, ‘대관령~진부령’ 등 이용이 많은 구간을 우선적으로 조사·정비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루금 등산로의 일부구간을 국가등산로로 관리하고, 백두대간 주변 4대 명산(지리산·속리산·설악산·덕유산)에 둘레길을 조성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특히 2018년부터 휴식년제, 예약탐방제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휴식년제란 ‘훼손이 심각한 숲길의 보호와 이용자의 안전 등을 위해 숲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정해 일정기간동안 출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제도’인데, 등산로를 보호함은 물론, 주변 산림생태계 회복효과도 높이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백두대간 마루금 생태계의 보전방안을 대책에 담기도 했다. 마루금의 산림생태계를 ‘자연환경보전림’으로 관리하고, 생태계에 위해를 주는 외래식물의 유입을 차단하며, 항공사진 등을 활용해 백두대간 내 불법산지전용 등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2023년까지 마루금 단절지 15개소를 복원하는 가운데 백두대간 보호지역 면적을 2025년까지 30ha로 확대할 생각도 추가했다. 

그 외에도 ‘지역활력 제고와 협력관리 구현’을 위해 △인문·사회·역사·문화 가치 발굴과 스토리텔링 컨텐츠 제작 △백두대간 관련 국민 소통 강화 △국립공원 등 관리주체와의 협력 확대 등을 제시했다.

산림청의 최병암 산림보호국장은 “앞으로 한반도 핵심 생태축인 백두대간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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