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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두수 감소로 인해 한우가격이 고공행진이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를 상황에 한우농가들은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한우산업 방향타를 가늠할 수 있는 사육두수 통계가 부정확하고, 한우에 대한 전망도 연구기관별 온도차가 벌어지고 있다. 한우산업 현장은 무엇을 기준으로 대비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와 송아지 가격이 상승했지만 이는 고스란히 경영비에 반영되기 때문에 한우농가들의 애환도 깊어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되고 있는지 짚어봤다.


#한우 사육두수 통계 불신 팽배

“사육두수 등 수치 활용 불가”
1년 뒤 송아지 사육두수가

현재보다 더 늘어나는 등 의문

통계청 가축동향조사 통계자료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상태다. 한우산업 현장에선 사육동향 증감 추이만 참고하는 정도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육 두수 등의 수치는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축산관련 정책당국과 관련 기관 등에서도 한우 통계자료에 대한 문제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축산관련 한 관계자는 “한우 등 축산관련 통계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실제와 똑같을 순 없지만 문제가 제기되면 개선돼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오류가 큰 통계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가축동향조사 통계와 한우 이력제 수치가 서로 큰 편차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축동향조사에선 수치 오류가 짐작되는 부분이 나오고 있다. 1세미만 사육두수와 1년 뒤 1~2세 사육두수와 연계가 모호한 수치가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5년 3월 1세 미만 암송아지 사육두수가 34만2260마리인데, 이 송아지들이 성장한 1년 뒤인 2016년 3월의 1~2세 사육두수는 34만2910마리로 늘었다. 또한 2013년 3월에 암송아지가 39만3876마리였는데, 2014년 3월의 1~2세는 40만4301마리로 집계되는 등 없던 송아지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겪이다.

한우 관련 전문가들은 “1세미만 한우 송아지가 1~2세로 되는 육성률이 90~95% 수준”이라며 “1세미만 송아지 두수가 1년 뒤 1~2세 일 때 다소 감소하는 것이 정상인데, 오히려 늘어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전수 조사가 아닌 표본조사구와 시도별 일정 규모 이상의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다 보니 앞뒤가 뒤틀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통계청 농어업통계과 관계자는 “가축사육 두수의 통계자료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력제 자료를 모집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농식품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그러나 농식품부에서 이력제 정보가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에 통계 기초자료로 사용하는데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활용하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가축사육두수 조사는 한우, 육우, 젖소, 돼지, 닭, 오리 등을 대상으로 전국 3068개 표본조사구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육농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가축사육두수 통계조사가 문제가 있다면 조사 방법을 개선해 정확도를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6년 9월 vs 2018년 1월 

사육두수 반등 시점 두고
농경연-GS&J 전망 1년 이상 차이

가격 전망도 연구기관별 온도차

한우 사육 두수의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어느 시점에서 반등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런데 최근 발표되는 한우 전망에서 반등 시점에 큰 편차가 발생하고 있어 논란도 초래되고 있다. 한우 사육두수의 증가 시점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GS&J인스티튜트의 전망을 보면 1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7년까지 현재의 감소세가 이어지다 2018년 초반을 반등의 시점으로 예측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연초 2016년 농업전망을 비롯해 각종 자료를 통해 사육 두수는 내년이 최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발표하면서 “한육우 마릿수는 2017년도에 257~260만 마리 정도로 저점을 보이다 2018년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한 도축과 관련해선 “2019년 저점을 찍고 이후부터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중소농가 감소, 암소 출하 정도, 김영란법 시행 등의 영향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급신장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GS&J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보다 1년 이상 빠른 오는 9월을 전후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GS&J는 최근 ‘한우 사육두수 본격적 증가기 진입’, ‘한우정책이 한우산업의 발등을 찍지 않으려면’을 발표하면서 오는 9월부터 한우의 총 사육두수가 전년 동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세 사육두수가 6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되었고, 2세 이상 두수는 내년 6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또한 송아지 생산이 증가하면서 도축 두수가 줄어드는 것이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한우 가격 전망을 놓고 연구기관별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오는 2020년 한우 도매가격이 1kg당 평균 1만7465원으로 전망한 반면 GS&J는 상승세가 지속돼 2만4000원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GS&J는 또 송아지 가격이 오는 2020년 수송아지 450만원, 암송아지 37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혼란 깊어지는 한우산업 현장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나”
전망치 두고 대응 갈팡질팡

정확한 통계 나오게 협력 여론

한우농가와 유통 관계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까. 축산 정책 당국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말 답답할 뿐입니다.”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우산업 현장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우와 송아지 시세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한우농가들은 ‘내우외환’의 상황이다. 한우와 관련한 지표가 제역할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향후 한우산업의 앞날을 예측하는 전망이 연구기관별로 편차가 크다 보니 일선 한우산업 현장에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갈팡질팡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경북 군위의 한우사육 농가는 “2~3년 앞을 내다보고 한우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과거는 물론 현재의 통계 수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데 통계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많은 축산농가들이 자신의 지출과 수입 등 경영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상승과 하락 주기에 맞추려고 노력하는데 허사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한우농가는 “30년 가까이 한우를 키우면서 수치보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사육두수 연령, 번식과 비육 배분 등 위험을 분산하며 한우를 꾸려나가고 있다”며 통계자료를 외면했다.

이에 따라 한우산업 관계자들은 한우를 포함한 축산통계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 부처 간 협력을 주문하고 있다. 

한우농가 및 축산물 유통 한 관계자들은 “통계조사가 잘못됐다면 전수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출발점을 다시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 통계에 오류가 크면 이를 바탕으로 하는 한우 전망도 빗나갈 우려가 높다. 농식품부와 통계청 등 관련 부처가 서로 책임을 넘기지 말고 조속히 정확한 통계가 나오도록 대책을 강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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