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추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 농식품부 장관에 건의문
가격 오를 때까지 2015년산 정부 비축분 방출 억제도 주문

▲ 지난 3일 열린 전국 고추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 실무위원회 회의 모습. 이날 협의회는 햇 건고추 가격 하락에 따른 대정부 건의사항을 논의했다.

전국 고추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가 TRQ(저율관세 할당물량) 수입 시기를 늦춰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협의회 실무추진위원회는 지난 3일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건의문을 농식품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협의회는 건의문에서 “햇 건고추 가격이 생산비는 물론 고추 수확 인건비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수입시기를 고추 수확이 끝나는 11월 이후로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전국의 고추 주산지 담당과장 15명이 참석하는 실무위원회는 또 2015년산 정부 비축분 방출을 연기해줄 것도 요청했다. 보통 건고추 가격은 7월 말부터 8월 초순 사이 높게 형성되나 올해는 최악의 바닥세를 형성하고 있다. 서안동 농협 거래가를 기준으로 600g 한 근당 4600원에서 5000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실무위원회는 건의문에서 “건고추 한 근의 생산원가가 8052원으로 시장가격이 이를 상회하기 전까지 비축 수매물량의 시장 방출을 억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고추재배면적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 차원에서 계약재배를 통한 최저 가격 보상제를 도입할 것도 건의했다.

참석자들은 정부 건의내용 외에도 다양한 고추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수입산 고추의 유통 단속을 철저히 하고 원산지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고추 농가에 대한 지원 확대 의견도 개진됐다. 현재 지방비로 지원하는 건조기, 세척기, 저온창고 등에 대한 국고지원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냉동홍고추와 다대기에 대한 수입 통제 필요성도 제기됐다. 일부 수입업자의 경우 고추종합처리장에서의 건조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정태 경북 의성군 농정과장은 “우리 고추를 살리기 위해 국고와 지방비를 투자한 시설에서 중국산 홍고추를 건조해 달라 요구한다”며 실태를 전했다.

우종진 괴산군 농업정책실장은 “고추종합처리장의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지자체만이 아니라 정부가 운영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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