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우리나라는 지난 22일 뉴질랜드에 이어 조만간 호주, 미국등을 상대로쇠고기 분기별 협상을 갖는다. 이번 쇠고기협상에서 우리측은 축산업계의사활을 걸고 한판승부를 벌여야 한다. 그것은 최근 한우가격폭락과 사료값급등으로 국내 축산업계가 생존권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 쇠고기수출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올해 쇠고기 수입쿼터(18만7천톤)이행과 추가시장 개방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쇠고기수입량은 경제난의 여파로 쿼터보다 5천톤이 적은 16만2천톤에 그쳤고 올해도 지난해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여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이쇠고기수출국들의 항변이다. 심지어 이들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경우관세율 대폭인하, 마크업제도 폐지, 그리고 수입육 전문점 지정제도 폐지등 자국의 쇠고기판매확대에 족쇄로 작용하는 모든 규제를 풀라고 강도높게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쇠고기분기별협상을 수입국 중심으로 개최하는 관행을 깨고 오는 8월초 미국에서 열리는 한 미 투자 및 자동차협상과 함께 연계하자고 나와 우리 협상팀들을 곤혼스럽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우리의 축산업의 현실은 아랑곳 없이 어떤 방법으로라도 자신들의 실익을찾는데 모든 외교력을 총동원하겠다는 속셈이다.그러나 우리는 쇠고기 수출국들의 이러한 무분별한 쇠고기 수입개방 강요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들의 주장은 어떤 명분도 없다는 것을지적코자 한다.쇠고기 쿼터량을 수입하지 않고 있는 것은 UR 협상 위반이라는 수출국들의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수입쿼터란 반드시 수입해야 할 물량이 아니라수입을 허용하는 최대물량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무시하고 쿼터를 의무수입량으로 왜곡하는 것은 수출국들의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에서 연유한 것이다.또한 민간업체가 수입하도록 되어 있는 SBS 물량(동시매매입찰제도)을 정부가 대신 수입하거나 다른 대안을 마련하라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이 제도를 지난 94년 도입한 이후 가장 재미를 본 국가는 미국이다. 실수요자가원하는 부위를 직수입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고급육인 미국산이 국내 시장에 가장 많이 수입돼 판매된 것이다. 특히 이 물량 수입에 대해 우리 정부는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 지난 94년 협상당시 수출국들이 쇠고기완전개방이전에 국내 시장에 자국의 수입육을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한 대안으로 바로동시매매입찰제도를 제시했다. 우리도 쇠고기 개방의 압력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와서 IMF 한파로 민간업자의 쇠고기수입이 부진한 것을 정부당국이 책임지라는 행위는 잘못된 발상이다. 민간업자들이 팔리지 않는 수입쇠고기를 들여오지 않는 것은 시장논리에 입각한 정당행위라 볼수 있다.어떻든 이번 쇠고기분기별협상은 우리 축산업의 미래에 중요한 분수령이될수 있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산지 소값이 폭락하고 국내산 쇠고기의 재고물량이 재대로 소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수입쇠고기가 들어오면우리의 축산업은 이제 설땅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 우리 협상팀은 현재일선현장에서 쓰러져가는 축산농민들의 절규를 제대로 인식하고 공세적인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발행일 : 98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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