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지난달 28일 열렸던 농가부채해결과 농축수산물 가격보장을 위한 경남농어민대회에는 1만여명이 넘는 농어민들이 집결했다. 국민정부들어 농민들이이같은 대규모 시위와 집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IMF로 인한 실업의고통속에서 노동자들의 쟁의가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에서는국가를 지탱하는 뿌리인 농민들마저 거리로 나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그러나 이날 대회에 참가한 농어민들은 자신들의 주장은 주장대로 하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질서를 지키는 성숙된 민주의식을 보여주었다. 이날 대회를 주관한 집행부에서도 대통령이나 농림부를 비판하기 위한 대회가 아니라 일부 농업을 경시하는 세력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농업개혁을추진하는 대통령과 농림부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대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먼저 성숙된 질서의식을 보여준 경남지역 농어민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한다.이날 농어민들의 주장은 대통령선거과정에서 정치권이 농어민에게 약속했던 농가부채경감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고, 정부정책으로 인해 누적된 부채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뿐만 아니라 농업이 유지돼야만 나라가 안정될 수 있는데 작금의 상황은 부채문제를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농업 자체가 붕괴되고 말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나아가 농어민들은 부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추수산물가격이 보장돼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고있다. IMF로 인해 각종 자재값은 폭등했음에도, 소비위축으로 모든 농축산물값은 폭락한 상황에서 과도한 투자로 인한 이자와 상환부담까지 짊어지고가야 하는, 파산직전의 농어민들의 입장에서 당연하고 절박한 주장들일 것이다. 이같은 부채경감대책의 필요성과 상황의 급박성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자들이나 학계 어디서나 큰 이견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부채경감 방법과 재원마련 등 구체적인 실천계획에 들어가서는 시행상의 어려움이나 정책의 효율성, 대외적 명분의 확보, 농어민간의 형평성의 유지 등 어려운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라는게 정책당국자들의 고민이라고 한다. 여기에 한정된 재원하에서 어찌어찌 부채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높은 농어민들의 기대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도 미지수다.그동안 부채문제와 관련해서는 1조원의 경영안정기금을 마련, 고리의 상호금융자금을 저리의 정책자금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수립돼 99년 예산확보작업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김성훈 농림부장관이 부채대책은 반드시 ‘옥석’을 가려야 하며 농민단체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8월까지는 부채실태 조사에 근거한 유형별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 장관의 뜻이기도 하다.부채해결방안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농어민들의 어려움과, 옥석을 가리고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채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책당국자와 농어민, 농업계 전체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시점이다.발행일 : 98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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