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환경농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최근 유독성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한 농산물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해온 농민들이 형사입건됐다. 서울 수서경찰서가 지난달 30일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올 상반기중 가락동시장에서 수거·조사한 각종 농산물의 농약검출량 수치를 바탕으로 생산자에 대한 수사에 나서 기준치를 수십~수백배 웃도는 시금치, 오이, 부추 등을 공급한 농민 69명을 적발, 이들을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중에 나온농산물에서 농약이 과다 검출될 경우 일정기간 출하를 중지시킨 적은 있으나 해당 농민들을 형사입건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농민들 입장에선충격적이다.물론 일부 농민들은 IMF시대 가뜩이나 농산물값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농약이 조금 검출됐다고 해서 이를 과대포장 홍보하고 범법자로 몬다면 누가 마음 편히 농사를 질 수 있겠냐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이번 농민들의 구속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 지나치게 무리한 법적용이라는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즉 국가의 관리책임은 도외시한채 농민들에게 모든책임을 떠 넘기는 무리한 법적용이며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농민들의인권도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우리 농업을 지탱하는 큰 힘이 돼 왔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출하하지 않고 잔류농약 과다 농산물을 판매한 일부 농민들에 대한 이번 불구속입건의 형사조치는 유해한 농산물의 유통을 근절시키기 위한 불가피한조치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들 극소수농민들이 이러한 농산물을 판매한 것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고,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믿음을 파괴하는 자해행위에 불과하며 선량한 5백만 농민 모두에게 해악을 끼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더욱이 수입개방시대 우리 농산물이 그동안 그나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첫째도 안전성, 둘째도 안전성이었다. 물론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않겠지만 만일 소비자들이 이번 사건으로 우리 농산물을 외면한다면 그에대한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또한 이번 경찰조사 결과에서 위반자들은 농약병이나 봉지에 기재된 살포정량을 확인치 않고 출하직전 진딧물 등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농약을 마구 뿌렸던 것으로 밝혀졌듯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농민들은 농약안전사용기준을 철저히 숙지, 실행에 옮겨야 하며 관련당국도 이에대한 대농민 교육과 홍보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특히 농민들은 “내 아들딸에게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먹인다”는 각오로안전한 농산물을 생산, 출하해야 한다. 남이 하니까 나도 농약을 뿌린다는농민의식은 이제 개혁돼야 하는 것이다.우리 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지 못하면 이나라 농업 자체가 망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농산물이 값싼 외국의 농산물을 이기기 위해서는 ‘품질과 안전성’에서 우월성을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농민들은 더욱 안전한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다.발행일 : 98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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