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폐업지원금 신청을 놓고 농가 고민이 깊다. 사진은 한 농가가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FTA 폐업지원금에 대한 신청일 마감이 다가오면서 대상 농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은 오는 10일까지 FTA로 가격 하락의 피해를 입은 품목의 농업인들에게 일정 부분을 지원해 주는 FTA 피해보전직불제 및 폐업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피해보전직불제 대상은 당근, 노지포도, 시설포도, 블루베리 등 4개 품목이며 이중 당근을 제외한 3개 품목에 대해서는 폐업을 신청하면 폐업지원금을 지급한다.

횡성군 사과·멜론 권하지만
불과 5~6년전 포도 등 권장
밭 면적 늘어 채소도 불안
대책없는 폐업 지원은 낭비  
농가소득 보장 대책 필요


현재 횡성군은 피해보전직불제에 포도 37농가, 블루베리 22농가, 폐업지원에 포도 11농가, 브루베리 5농가 등이 신청한 상태다. 신청한 농가들은 FTA체결 이전부터 생산한 자료를 제출하면 ㎡당 노지포도 117원, 블루베리 1567원 등 피해보전직불금과 ㎡당 노지포도 5835원, 블루베리 1만6570원의 폐업지원금을 받게 된다.

횡성군에서 8년 전부터 블루베리 3500㎡를 경작해 연간 21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윤 모 씨도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윤씨는 “블루베리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판매가격이 1kg에 6만원을 넘었지만 수입이 증가하면서 올해는 1만7000원까지 내려갔다”며 “내년부터 무관세로 수입되면 국내산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생산이 어려울 것이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미국산 냉동블루베리는 홈쇼핑에서 9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포도 폐업 신청을 한 김 모 씨는 “최근 몇 년 동안 포도가격이 가락시장 공판장에서 5kg에 1만3000원 선에서 고정되어 있어 생산비를 건지기도 어렵다”며 신청 이유를 밝혔다. 

문제는 폐업지원금이 충분치 않은 데다 마땅한 대체작물이 없다는 점. 현재 횡성군은 사과와 멜론 등을 대체작물로 권장하고 있으나, 농업인들은 “불과 5-6년 전만해도 포도와 블루베리를 권장했었다”며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채소 중심의 기존 작물을 하려해도 쌀값 하락으로 논이 밭으로 전환된 면적이 넓어 이도 여의치 않다고 고민을 토로한다.

농가들은 “대책 없이 폐원에 따른 지원만한다면 다시 시작한 작물에 대해 또 몇 년이 지나면 폐원하는 등 자원만 낭비될 것이다”며 “종합적인 농가소득보장 대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횡성=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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