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업계가 심상치 않다. 올들어 IMF 한파에도 불구하고 한우와 낙농업에비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돼지값이 10월들어 생산비(18만5천원) 이하로큰폭 하락, 16만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돼지사육마리수가 7백80만두 수준까지 증가한데다 경기침체로 소비마저 따라 주지 않고 있어장기간 양돈불황이 예고된다. 양돈산업이 이처럼 불황위기를 맞게 된 것은 그동안 관련업계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원인도 크다. 다른 축산 농가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얻은 대규모농가들이 사육두수를 크게 늘렸고 관련업계가 돼지고기 소비촉진을 위해 이렇다할 소비홍보 활동을 전개하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돼지고기를 찾던 소비자들이 쇠고기로 돌아선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농림부가 이번 돼지값 안정을 위해 농안기금에서 돼지고기 민간비축자금 1백10억원을 지원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양돈업계가 이에총체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양돈업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유능한 인재가 많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너무 개인, 또는 조직의이기주의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양돈업계의 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있다 하더라도 성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모든 양돈관련인들이 마음을 비우고 불황극복에 함께 매진할때 선진 양돈으로 한걸음 더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양돈업계는 올 전반기 쇠고기와 우유의 불황타개를 위해 농·소 ·상·정이 나서 유통협약을 체결하고 홍보활동을 전개해 성과를 가져온 것을 교훈삼을 필요가있다. 서로 이해가 엇갈리는 계층임에도 축산업의 불황극복을 위해 모두가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한 것이다. 양돈업계에서도 현 시점에서 바로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장기간 예상되는 불황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양돈인들은 자발적으로 사육두수를 감축하고, 유통인은 제값을 받고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국내산 돼지고기를 믿고 찾을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돼지값 폭락에 따른 양돈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돈업계가 총체적으로 수출활성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돼지고기 수출은 국내 돼지값의 큰폭 하락과 일본의 엔화 강세, 그리고 타 돈육수출국들의 여건 악화 등으로 최대 호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이런 돼지고기 수출호기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9월말 현재 돼지고기 수출실적이 6만3천톤으로올 목표 7만톤을 달성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아직도 저가 부위인 전·후지가 큰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일본의 주 돈육수출국이었던 대만이과거에 보여준 저력을 볼 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돼지고기 수출업체들은 수출돈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수출돈 확보는 개인농가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많은 자금을 투자해 육성한 돼지고기품질개선단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단지가 부도 직전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경영진단을 통해 안정적인 수출돈을 생산할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수출현장에서업체들이 겪고 있는 애로 사항들을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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