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추와 무에 대해 가격변동 위험성이 없는 새로운 계약재배 사업이 실시된다. 지난 7월 26일 사업의 출범을 위한 기념식이 열렸다.

배추와 무의 가격변동 위험성이 없는 매취형 계약재배사업이 도입된다. 이 계약재배사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마늘, 양파, 고추 등의 품목까지 확대돼 채소류 수급안정의 모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8월부터 배추와 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신(新)계약재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수요처가 다소 불확실하거나 시나리오별로 변동단가가 설계돼 생산 측면만 고려된 기존의 계약재배와는 다른 다양한 고정 수요처가 확보된 가격변동 위험성이 없는 형태다.

농식품부·유통공사, 8월부터 무·배추 사범사업
김치업체 5곳 고정 수요처 확보, 2만여톤 공급
유통공사가 농산물 안전거래 매개자 역할 담당


올해의 사업규모는 배추 1만6000톤, 무 4000톤으로 총 2만톤이며 공급자는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가 되고, 5개 김치 제조기업이 수요자로 참여하게 된다. aT가 산지유통인 대표 조직과 김치 제조기업 사이에 계약의 주체로 직접 참여해 농산물 현물 안전거래의 매개자 역할을 담당하는 매취형 위험분산 고정단가 계약을 하는 것.

계약단가는 농가 판매가격과 적정 유통비가 반영된 고정가격으로 생산비, 작황, 재배면적, 시세 등을 감안한 농촌진흥청 및 통계청의 통계자료로 추정한 10년 평균의 단가를 마련해 계약재배 자문단에서 협의 후 결정된다. 계약재배 자문단은 생산자, 소비자, 학계, 정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해 단가 산정의 공정성을 높였다.

이렇게 결정된 단가를 바탕으로 전년 하반기에 차년도 작기별 계약단가를 사전에 결정하게 되며 시장환경과 수급변동에 관계없이 고정된다. 올해는 고랭지 작기부터 실시돼 내년 7월까지 1년을 계약기간으로 운영되지만 향후에는 계약기간을 3~5년으로 설계해 일시적 가격 급등 시의 시세차익 등을 고려치 않을 계획이다. 다만 가격 급락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공급자 선정에 있어 장기계약을 필요로 하는 사업자 위주로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계약재배의 이행 물량과 상품성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재배·품질 관리를 전담하는 현장관리단을 계약 기간 동안 운영하고 수요처가 희망할 경우 합동 품위점검 실시도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aT는 이러한 계약재배 방식을 통해 생산농가와 김치 제조기업, 소비자, 정부가 서로 윈-윈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농가는 안정된 가격으로 소득이 보장되고, 참여 기업은 안정된 국산 원재료 사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원가관리의 위험부담이 감소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는 안정된 먹거리로 가계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정부는 종합 수급관리 시스템의 해법을 제공한다는 측면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배추와 무를 대상으로 실시되지만 향후 마늘, 양파, 고추까지 품목을 확대해 채소류 수급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수 aT 사장은 “기존 배추·무 일시 수매 시스템은 농산물 가격 급등 시 즉각적인 대응에 애로가 있었지만 이번 계약재배 시범사업을 계기로 농산물 수급안정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농협에서 추진해 온 계약재배 사업과 병행하면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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