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콩의 국제거래 가격이 급등하는 등 곡물파동 우려가 제기돼 주목된다. 이는 세계적인 기상이변 등에 따른 것으로 하반기 곡물 수급변화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콩의 경우 중국의 급속한 수입 증가가 이어지면서 장기적 수급안정 대책이 요구된다.

최근 3개월간 20~30% 증가, 옥수수도 10% 이상 올라
라니냐 등 세계적 기상이변에 중국 수입량 증가 영향
국제 곡물관측 강화 등 장기적인 수급안정 대책 필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국제곡물 자문회의’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종진 연구위원은 “올해 4월 이후 브라질 가뭄과 아르헨티나 강우 등 기상악화로 콩 가격이 급등한데다 미국의 가뭄까지 겹쳐 밀, 옥수수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밀의 경우 2016/2017년 수급 전망은 생산량 7억2390만 톤, 소비량 7억710만 톤, 재고량 2억5930만 톤 정도다. 소비량이 늘어도 이월 재고량이 많아 평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옥수수도 생산량 10억700만 톤, 소비량 10억350만 톤, 재고량 2억1530만 톤으로 재고량은 비슷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반해 콩은 생산량 3억1950만 톤, 소비량 3억2840만 톤, 재고량 6590만 톤에 이른다. 생산량은 늘어나지만 소비량 증가와 함께 이월재고량 감소로 기말 재고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김 위원은 “7월 들어 국제곡물 조기경보가 ‘주의’ 단계로 격상됐다”며 “콩의 기말재고율이 하락하는 등 국제곡물 수급이 전년 대비 소폭 악화 전망되는 데다 라니냐에 따른 국제곡물 수급의 불확실성 제고 및 인공신경망모형의 조기경보지수도 크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라니냐의 경우 하반기(8~9월)부터 발생이 예상되는데 동남아시아 강우, 미국 남부 건조, 브라질 북부 강우 발생의 특징을 보인다. 특히 라니냐는 밀과 옥수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위원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총 10차례 상반기 엘리뇨에서 하반기 라니냐로 전환됐는데 전환기 곡물 가격은 밀, 옥수수, 콩, 쌀 순으로 각각 30%, 25.8%, 22.9%, 21.0% 올랐다.

양승룡 교수는 “밀과 쌀은 여전히 안정단계이나 옥수수, 콩이 우려된다”며 “하반기에 대두(콩)는 곡물경보가 ‘주의’ 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치영 사료협회 이사도 “최근 3개월 동안 콩의 국제가격이 20~30% 인상되고 옥수수도 10% 이상 올랐다”며 “콩은 ‘주의’ 단계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또한 “콩이 오르면 옥수수 가격도 오른다”며 “특히 5월 이후 곡물시장에서 펀드 등 비상업적 거래가 증가하는데 향후 두 달 동안 ‘주의’단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섭 한국제분협회 부장은 “소맥(밀)은 안정 상황으로 12월 수요물량까지 구매가 끝났다”며 “다만 국제곡물시장에서 비상업적 거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정규 aT 식량관리처장도 “중국의 콩 수입은 올해 5월까지 31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만 톤 이상 증가했다”며 “연간 수입은 9000만 톤으로 작년보다 1000만 톤 증가하는 등 국제 콩 시장에서 80~90%를 중국이 수입한다”고 전했다.

이상만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국제 곡물관측 강화와 전문 인력 양성, 민간협력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는 식량안보제고 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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