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환 농진청 수출농업지원과 박사후연구원팀

위험회피 농가는 수확 후부터 2월
위험선호 농가는 8월~추석 대목에


사과를 출하할 때 위험 회피 농가는 수확 후부터 2월까지 판매하는 것이 적절하고, 반대로 위험 선호 농가는 일정 물량 소진 후 8월부터 추석 대목을 목표로 출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유창환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 박사후연구원팀은 최근 한국식품유통학회의 식품유통연구지에 실은 ‘사과 농가의 위험태도 및 최적 출하시기 추정’ 논문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대구·경북 지역의 사과 재배농가 300호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논문에서는 최근 4년간 조수입이 많았던 2년과 조수입이 적었던 2년을 각각 나눠 질문해 조수입이 많았을 때와 적을 경우로 불확실한 상황을 설계했다. 이에 따라 조수입의 평균 금액을 더 받기 위해 불확실한 상황을 받아들일 것인지와 평균 금액이 보장되는 확실한 상황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농가 설문을 실시했다. 불확실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농가를 위험 선호 농가로 분류하고 확실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농가를 위험 회피 농가로 분류한 것.

그 결과 응답자 300명 가운데 위험 회피 농가는 186명으로 전체 62.6%로 나타났고, 위험 선호 농가는 50명인 16.8%에 그쳤다.

이런 농가 유형별로 사과의 최적 출하시기를 추정한 결과 위험 회피 농가는 수확 후부터 2월까지 판매하는 것이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며, 위험 선호 농가는 수확 후 일정한 물량을 소진한 다음 저온저장 등을 이용해 8월부터 추석 대목을 목표로 출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위험 선호 농가의 출하 적기는 8~9월이 가장 효용이 높은 시기로 도출됐지만, 현실적으로는 8~9월까지 후지를 저장하는 농가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유창환 박사는 “위험 회피 농가가 많다는 것은 지금까지 관행적 방법으로 사과를 재배하고, 조수입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유 박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향후 농가 교육자료 및 지원정책 등에 반영할 경우 농가의 소득 보전 및 효율적인 사과 생산을 통한 사과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사과 생산농가 교육 시에는 사과의 저장 중요성 및 농가 유형에 맞는 출하시기 선택 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창환 박사는 “농민들의 심리가 어떤 형태인지가 조사를 통해서 나타난 만큼 향후 농가 교육에서는 단순히 이론적인 교육 외에 농가 소득이 더 발생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