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서울국제농림축수산기계박람회(씨엠스타)가 16~21일까지 서울에 소재한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2년만에 열리는 이 박람회는 그동안새롭게 개발된 농업기계들을 전시, 농업인의 눈길을 붙들고 있다. 씨엠스타는 농업인들에게 미래농업에 대한 밝은 그림을 그려주고 농기계인에게는 기술개발과 건전한 경쟁관계 수립과 수출 촉진의 장이 되는 축제로 자리잡고있다. 현대 영농은 농업기계없이 존재할 수가 없다. 의사결정은 농업인이 내리지만 작업은 농업기계가 수행하는 것이 현대 영농이다. 더욱이 이제 모든 농업인들은 단지 노동력을 대체하는 수준의 농업기계가 아니라 영농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농업기계를 바라고 있다. 보행형 농기계나 운전이 쉽지 않은농기계가 과거의 농기계였다면 이제는 승용형이나 원터치식 조작이 가능한농기계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인의 귀를 멍하게 하는 굉음을 당연시하던 단계에서 라디오뉴스와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이 가능한 농기계를 원하고있다. 우리 농업인들이 ’98씨엠스타에 전시된 각종의 선진 농기계들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다면 그것 자체가 농촌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급된 농기계의 90%이상이 보행형 농기계라는사실은 우리의 농업기계화가 아직도 1세대차원에 머물고 있음을 의미하고있다. 그리고 채소, 시설원예, 과수, 축산의 기계화는 이제 걸음마단계에들어 섰을 뿐이다. 이런 선진농기계를 농업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지 여부는 사실 정부의 농업기계화정책에 크게 달려 있다. 대부분의 농기계수요가 정부의 농업기계화자금 지원과 연계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정부의 농기계보조가 중단됨에 따라 농기계시장은 작년의 28만대에서 19만대로 축소됐다. 더욱이 내년에는 10만대 수준으로 감축예산이 편성됐다. 농업기계화정책방향이 급선회하면서 농기계시장은 2년만에 1/3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농업인의 선진농기계 구입이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며 수요가 줄어든 만큼 농기계산업을영위해 나가기 어려워지고 있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 시설농업인은 참관자가 많이 줄었다면서 구입계획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것 아닌가고반문했다. 한 농기계업체 사장은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태라고 고백했다. 농업기계화예산의 축소는 농기계가 일부기종에서 공급과잉되고 농업구조개선을 위한 투자효율성이 낮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평가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내년도 농업기계화예산이그렇게 축소된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은 정당한지 되묻는 전문가들도상당수다. 올해의 시장 축소로 2백50여 농기계업체중 이미 50여 농기계업체가 부도났고 80여업체가 부도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내년의 농기계예산 감축이 진행되면 어떤 상황이 될 지 예측조차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농업인과 농기계인에게 한판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는 ’98씨엠스타 다음에는 이렇게 어두운 내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농촌의 삶을 윤택하게하는 선진농기계를 관람하면서도 이들은 무거운 마음을 추스리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98 씨엠스타가 국민의 정부가 농업기계화에 박차를 가하는계기로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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