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부터 미곡종합처리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물벼수매’는 양정사에 획기적 이정표로 기록될 만큼 농업인의 호응을 받으면서 전국 농촌 곳곳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물벼수매는 물벼를 산물상태로 수확, 수송, 건조,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물벼수집체계 구축을 선도하기 위해 정부수매곡중 일부를 미곡종합처리장에 할애하는 방식으로 채택됐다. 이 결과 정책관계자의 예상대로 쌀의 생산비를 낮추어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현대화된 미곡종합처리장의 건조, 저장, 도정, 포장시설을 이용해 고품질미를생산하도록 했으며, 무엇보다 벼 수확 후 7단계에 이르는 처리작업을 기계로 일관 처리함으로써 농업인에게 쾌적한 영농환경을 만들었다. 이제는 전국 농촌의 모든 농업인들이 물벼 일관처리를 당연히 누려야 할신기술로 여기에 이르렀다. 미곡종합처리장을 주요정책대상으로 한 물벼수매는 물벼 일관처리 확산의 선도적 기능을 충분히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결정을 한 공무원과 학자, 연구자, 산업계, 그리고 미곡종합처리장관계자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낼만 하다. 이제 정책전문가들은 물벼 일관처리사업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한 분위기가충분히 조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해 2004년까지 국내 벼 생산량의 20%정도를 물벼 일관처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머지80%의 벼에 대해서도 물벼 일관처리를 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물벼 일관처리는 전 농업인의 희망사항이 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국민의 정부’에 들어 쌀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쌀 가격의 계절진폭을 인정함에 따라 쌀 농사를 많이 짓는 전업농의 벼 자가보유에 대한 욕구는 매우 커졌다. 쌀 전업농들도 기존의 포대처리방식을 버리고 물벼 산물처리방식을 채택할 수 있는 정책을 펴도록 요구하고 있다. 농가단위의 물벼일관처리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산지시장의 건전한 발전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경쟁력있는 임도정공장과 농업회사법인도 물벼 일관처리의 정책대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5백여개소의 임도정공장이 정부의 조곡공매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에도 2천~3천개 정도가 살아 남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또 영세농민과 직접 접촉하면서 영농작업을 대행하는 농업회사법인들도 미곡종합처리장과 연계하든지 독립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 임도정공장과 농업회사법인에 대한 현재의 참여조건은 현실적이지 않다. 산지 쌀 시장구조는 물벼 일관처리시설을 보유했는지에 따라 급격히 변하고 있다. 미곡종합처리장에만 물벼 일관처리시설이 집중 지원되면서 산지시장의 효율성과 경쟁성은 적지 않게 손상됐다는 인식도 없지 않다. 어느 한쪽을 인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쌀 산지시장 유통주체에게 물벼 일관처리시설을 갖추도록 하는 것은 경쟁력과 쾌적한 영농환경 제고를 위한 기본조건이 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일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지금이 그 때라고 보는 것이다. 본사가오는 22일 물벼 일관처리사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세미나와 관련기계 연시회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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