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토피아식물조직배양연구소, 필리핀에 무균모종 대량공급 추진

▲ 성문경 부사장이 조직 배양해서 생산한 무균 바나나 모종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 법인 설립 계획도 

심각한 곰팡이 병에 시달리는 바나나의 조직배양에 성공한 프랜토피아식물조직배양연구소(이하 프랜토피아)가 바나나 모종 수출을 계기로 해외농업개발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프랜토피아는 올해 필리핀 민다나오에 바나나 묘목 1만 본 샘플 수출에 성공했다. 바나나 주요 생산지역인 민다나오에서 바나나에 치명적인 신종 파나마병이 창궐하면서 무병묘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종 파나마병은 전 세계 바나나 무역량의 95%를 차지하는 캐번디시 품종에 치명적인 곰팡이병이다. 신종 파나마병은 TR4(Tropical race 4)라는 곰팡이균에 의해 발병하는데 1990년 대만과 필리핀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동남아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이 대두되는 실정이다.

성문경 프랜토피아 부사장은 “신종 파나마병에 감염되면 뿌리부터 썩기 시작해 나무를 고사시키는 병이며, 남미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바나나가 멸종될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라며 “대부분 농장이 바나나 뿌리를 잘라 모종을 생산하는 전통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병 확산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필리핀 농민단체협회는 무균모종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춘 프랜토피아에서 바나나 무균 모종을 대량으로 공급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신종 파나마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농장을 조성해야 하고, 무엇보다 무균 모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문경 부사장은 “신종 파나마병 차단은 신규 농장에 무균 모종을 정식해야 하는데 최소 규모만 연간 1000만 본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하지만 필리핀에서 공급 가능한 무균 모종은 약 100만 본에 불과해 수출시장으로써 가치는 무한하다”라고 분석했다.

프랜토피아는 현재 조직배양 시스템을 풀가동하면 연간 바나나 모종 100만 본 정도는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필리핀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식물검역 문제도 해결돼 대량 수출 기반이 마련됐다. 샘플 수출된 바나나 모종이 필리핀 현지에서 잘 적응하는 있어 시스템만 갖춰지면 대량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 바나나 모종이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필리핀과 미얀마 등 현지 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일본,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농업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기업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문경 부사장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바바나 모종뿐 아니라 조직배양으로 무균모종으로 공급해야할 열대 과일이 무궁무진하다”라며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농업개발 차원에서라도 동남아 지역으로 진출해서 우리의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광·구자룡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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