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육종연구센터의 ‘종자강국을 선도할 현장육종인력 양성’연구가 2015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육종전문가를 육성하거나 품종을 개발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육종인력공급에 10여년의 공백이 있어 국내 종자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IMF(국제통화기금)외환위기 당시 국내기업을 인수한 외국계 종자회사들이 인력육성을 소홀히 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채소육종연구센터(센터장 강병철 교수)가 현장실무능력을 갖춘 전문육종인력 양성에 큰 성과내고 있다. 채소육종연구센터의 ‘종자강국을 선도할 현장육종인력 양성’ 연구는 2015년 국가연구개발(R&D) 우수성과 100선에도 포함됐다. 채소육종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강병철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를 만났다.

석·박사 인력 100여명 배출·종자산업 취업 연계도 활발 
캡시에이트 성분 함량 높은 품종 등 개발…시장 창출 기대 


▲채소육종연구센터란?=채소육종연구센터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지원사업(ARC, Agricultural Research Center)의 지정공모과제로 선정돼 현재 6차년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목표는 차세대 전문육종인력을 양성하고 고품질, 고기능성 미래 지향적 육종 소재 및 품종을 육성하며, 전통육종을 지원할 수 있는 첨단 육종기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센터는 크게 교배육종가 교육 및 기초 연구, 육종 지원을 위한 제1핵심과제와 산학협력을 통한 품종육성 및 육종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제2핵심과제로 나눠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1핵심과제에서는 국립대학연합 채소육종학 특수전공 설치, 국내 및 해외 인턴과정 추진, 채소작물 육종매뉴얼 개발 등 차세대 전문육종인력 육성 및 기존 육종가 재교육,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제2핵심과제에서는 각 세부과제별로 대학과 종자회사 또는 개인 육종가 간의 협력을 통해 고추, 수박, 양파, 배추 등의 첨단육종기법의 개발, 우수품종 육성과 상품화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장 실무형 전문육종인력 양성=채소육종연구센터는 지난 6월 28일 관련전문가 및 연구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채소육종인력양성 및 연구 6차년도 연구결과보고 및 평가회’를 가졌다.

이에 따르면 연구센터는 육종이론 교육과 현장실무교육시스템 개발, 현장 실무형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인턴교육 체계 확립, 종자산업 및 농산업분야 취업연계 등의 사업에 집중해왔다. 이 결과, 인력육성에서 목표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6차년도에만 융·복합기술의 활용이 가능한 창의적 육종전문인력 20명(석사 14명, 박사 6명)을 배출한 것이다. 6차년도까지 누적결과를 보면 박사 36명을 배출해 목표(29명)의 124%, 석사는 65명을 배출해 목표(68명)의 95.6%를 달성했다. 취업연계도 활발하다. 6차년도에만 11명이 종자관련사업에 취업했다. 또 1단계사업부터 6차년도까지 62명이 취업해 목표(20명)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최신육종기술 활용능력을 지닌 인력의 육종현장투입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연구센터는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네덜란드 키진(KeyGene), 엔자 자덴(Enza Zaden), 태국 이스트웨스트종자(East West Seed) 등과 인턴교육과정을 진행했다. 또한 참여기업인 ㈜팜한농, 농협종묘센터, 농우바이오 등과 교배조합 작성, 개체선발 등 품종육성과 관련된 교육을 개발, 14명의 인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가와 지도자를 위한 고추병의 진단과 방제’, ‘종자산업 전문가 양성과정’ 등 전문육종가 양성을 위한 교재 및 교육소재 개발, 기존 육종가 재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래지향적 육종기술 개발=생명공학 및 ICT 융·복합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품종 및 첨단육종기술 개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고추, 양파, 수박 등의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SNP(단일염기변이) 분자마커를 발굴하고, 이를 육종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구축 및 기능성 품종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강병철 교수의 경우 캡사이신과 동일한 기능성을 갖고 있으나 매운 맛이 없는 캡시에이트 함량이 높은 유전자원을 선발하고, 육종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했다.

이와 관련, 강병철 교수는 “캡시에이트 성분함량이 높은 품종개발은 사업성이 매우 높은데, 기능성 보조제 및 산업용 원재료로 시장창출 가능성이 높다”며 “분자표지를 이용해 육종연한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어 인력과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김성길 전남대 교수와 최도일 서울대 교수는 분자마커를 이용해 15년 이상 소요되는 양파 F1 품종개발기간을 절반으로 단축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참여기업들도 단고추, 자색배추 등 미래지향적인 품종개발에 나서고 있다.

채소육종연구센터의 6차년도 전체 성과로 SCI(국제학술지등재논문) 논문 14편, 비SCI 논문 1편, 지적재산권(특허 및 품종) 출원 13건, 등록 6건의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육종기반기술 및 원천기술 등을 농업실용화재단, 하나종묘 등에 기술이전도 했다.

이런 성과와 관련, 평가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2010년부터 1, 2단계에 걸쳐 진행된 채소육종연구센터의 기초연구에 대한 성과가 전반적으로 우수하며, 이런 것이 국가연구개발 우수과제 100선에 선정된 이유”라며 “개발된 기술들에 대한 기술이전, 사업화, 상품화 등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대한 활용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2017년부터 시작되는 3단계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GSP·인재 육성에 지속 지원 필요"

시장개방 등 영향 산업 위축
산학협력 통해 경쟁력 향상

 

▲인터뷰/강병철 서울대 교수=채소종자 산업은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육종기술이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산업으로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지만 걸림돌도 있다. 농산물 시장개방, 다국적 기업의 진출로 종자산업이 위축되고, 생명공학 위주의 연구와 교육으로 인해 대학에서 교배육종인력이 육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채소종자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 채소육종연구센터다. 2010년 시작해 2012년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고, 2013년부터 2단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채소육종연구센터는 거점국립대학 연합 채소육종 전공과정 운영을 통한 현장실무형 창의인재 집중 양성, 현장교육을 위한 국내외 인턴교육 체계 확립, 산학협력을 통한 미래지향적 품종개발 및 첨단육종기법 개발에 사업의 목표를 두고 있다.올 8월까지 박사 36명, 석사 65명의 전문육종인력이 배출되고, 종자산업분야에 취업한 전문인력이 62명으로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현장실무도 익히고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해 인턴교육을 이수한 인력은 120명이 넘는다. 이와 함께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 저항성 관련 유전자 및 분자마커 및 이의 용도’에 관한 연구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 기술을 이전한 것을 비롯해 특허나 품종출원 등도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2015년 창출된 국가연구개발(R&D) 우수성과 100선에 채소육종연구센터의 ‘종자강국을 선도할 현장육종인력 양성’ 연구가 포함됐다는 연락이 왔다. 인프라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종자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 품종개발 및 기반구축을 위한 GSP(골든시드프로젝트)사업과 함께 종자산업의 핵심인 전문육종인력육성사업에 국가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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