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8일 가락시장 서울청과 회의실에서 포도 신품종 흑보석과 자두와 살구 종간 교잡 과종인 플럼코트에 대한 시장 평가회가 열렸다.

포도 ‘흑보석’   색택은 우수…크기 키우고 육질 보완해야
플럼코트       상품성 충분…판매기간 너무 짧은 게 단점


국내 과일 신품종이 소비지 시장에 정착하는 것은 품종 개발자는 물론 재배농가에게 숙원사업과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소비지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지난 6월 28일 서울청과에서 ‘농진청 개발 포도·플럼코트 신품종 시장 평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포도 품종인 ‘흑보석’과 자두와 살구를 종간 교잡해 개발한 플럼코트 ‘하모니’, ‘티파니’의 평가가 이뤄졌다. 이들 품종의 특성과 도매시장법인 경매사들의 평가를 정리했다.


열과나 꽃떨이 적어 재배 안정적 
재배면적 확대 불구 인지도 낮아


▲포도 신품종 평가는=거봉 품종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한 흑보석은 1992년 홍이두에 거봉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흑보석의 평균 포도알 무게는 11.5g, 당도 18.3브릭스로 거봉 품종 보다 착색이 양호하고 착립성이 개선됐다. 수확기는 거봉에 비해 1주일 이상 빠르고 신초에서 거봉은 0.8개의 착과량을 보였지만 흑보석은 1.5개나 된다. 특히 열과와 꽃떨이 현상이 적어 재배 안전성이 우수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거봉은 꽃떨이와 착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한 품종이 흑보석이다. 흑보석은 2008년부터 본격 농가에 보급을 시작했으며 현재 경북 김천의 작목반 36농가에서 집중 재배하고 있다. 흑보석은 농가들에 입소문이 나면서 재배면적이 늘고 있지만 소비자 인지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이번 평가회에서 흑보석에 대한 경매사들의 평가는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평가회에 시식용으로 제공된 흑보석이 성출하기가 아닌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도알의 크기와 색택에 대해서는 우수한 평가가 나왔다.

최용선 서울청과 차장은 “색택은 굉장히 우수하다. 다만 포도알 크기나 당도가 조금 더 높아야 하기 때문에 성출하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이유는 소비자들이 포도알 크기가 큰 것과 육질이 좀 더 단단한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강근진 중앙청과 과장은 “착색은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상품 포도에 견줄만 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수분은 많지만 육질이 그리 단단하지 않아 식감이 좋지 않아 성출하기에 정상적으로 출하가 돼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성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농업연구사는 “흑보석은 거봉의 재배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나 애로사항을 해결한 품종”이라며 “육질 등의 문제는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외관은 살구, 자두 교잡해 이색적
저온유통 돼야 상품성 유지 가능


▲플럼코트 평가는=플럼코트는 자두와 살구를 종간 교잡해 만들어진 새로운 과종이다. 1999년 교배를 통해 2008년 품종을 출원했고 2011년부터 통상실시와 농가에 보급이 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년생을 소량 수확했으며 올해 4년생이 본격적으로 수확된다. 플럼코트는 6월 하순이 숙기이며 과중은 80g이고 당도는 14브릭스다. 플럼코트는 외관은 살구지만 맛은 살구의 달콤함과 자두의 과즙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모양과 맛이 특징이다. 특히 플럼코트는 다른 과종에 비해 총 페놀 및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물질 함량이 월등히 높아 기능성도 더했다. 기존 살구에 비해 과피 표피세포층이 두껍고 조직이 치밀해 열과 발생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숙기에 상온 보관 시 산미와 당도가 동시에 떨어지는 숙기 속도가 빨라 저온유통이 되지 않을 경우 상품성에 문제가 생기는 단점이 있으며, 재배 및 수확 노하우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농가들도 숙기를 맞추고, 다른 품종 간의 출하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고려해 수확을 한다면 농가소득에 분명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박상혁 서울청과 차장은 “신품종이라는 특성상 농가에서 숙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수확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며 “시장에서의 반응은 좋았다. 다만 살구나 자두 등의 성출하기에 앞서 출하가 된다면 농가소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문겸 중앙청과 과장은 “숙기가 빠르다는 점 때문에 판매기간이 너무 짧은 것이 단점인데 이를 보완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시장에서의 상품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남은영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농업연구사는 “재배 현장의 문제는 해결이 됐지만 유통과정에서 나타나는 유통방법과 숙기 등을 해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민·김경욱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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