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2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꾸하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9일본국제식품·음료전(’99 FOODEX JAPAN)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86개 농축산물 수출업체들이 8천2백여만달러라는 괄목할 만한 수출계약실적을 거두고돌아왔다. 이러한 실적은 지난해의 7천7백만달러보다 6.4%가 늘어난 수치로, IMF로 어려운 국내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우리는 이번 박람회에 김치를 비롯 인삼, 돼지고기 등 3백26개 품목을 전시했다. 김치를 맛본 현지 소비자들은 그 깊은 맛에 놀랐고 지난해 3억달러의 수출고를 기록한 한국산 돼지고기에 대해 현지 바이어들이 높은 신뢰감을 표시, 수출상담코너에는 연일 바이어들로 붐볐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8회째 참가하는 한국으로서는 몇가지 문제점을 남겼다. 우선한국은 미국, 호주 다음으로 큰 규모의 국가관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한국관특유의 개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프랑스가 최근 일본에서 일고있는 포도주붐을 파악, 국가관 전체를 거대한 포도주관으로 구성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일본 관람객들이 건강에 좋다는 포도주를 시음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다른 외국관의 경우 유기 농산물이나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을시의적절하게 선보인데 반해 한국관은 김치, 인삼, 돼지고기를 제외한 품목들은 ‘좌판나열식 구성’을 올해도 되풀이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사전에현지시장을 철저히 파악, 개방형 전시형태로 하나의 전시관을 일종의 테마관으로 꾸며 박람회에 참가하거나, 또는 건강식품, 연령별 선호식품 등으로관련식품관을 구분하는 등 ‘시선 잡아두기’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계약실적 조사도 문제로 지적된다. 참가업체들이 매일매일의상담 및 계약실적을 제출해야 하는 것은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아니라 다분히 전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박람회가 끝난 후에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의 기호도를 조사하는 실질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이와 함께 한국제품을 소개하는 자료의 번역이 미흡하고 상품 디자인도 세련되지 못하다는 현지의 지적을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어떻든 '99 일본 국제 식·음료전에서는 많은 성과와 함께 문제점도 남겼다.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들은 올해 남은 12회의 각종 국제 박람회와 10회의 특별판촉전, 그리고 내년에 또 열리는 일본 식·음료전의 중요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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