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9일 조합장 출신으론 사상처음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정대근회장의 최근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회장은 14일부터 농협직원이농가를 일일이 방문, 전달하는 서한을 통해 농협사태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개혁의지를 피력하면서 다시는 직원을 위한 농협이라는 비판이 없도록하겠다고 다짐하는가 하면, 14일 새벽 5시30분 서울 가락동 농협공판장에서“현장중심의 농민 실익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시대적 사명인 유통개혁을 적극 추진할 것”을 결의하는 농산물 유통개혁 추진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우리는 이 같은 정 회장의 개혁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 이러한 결심이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코자 한다. 역대 농협중앙회장들도 농민의 농협, 농산물 유통개혁을 선도하는 농협을 강조해 왔지만 중도하차하거나 시늉만 내고 유야무야 된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그동안‘내 농협, 우리 조합’이라는 주인의식을 갖지 못한 채 농협을 외면했고,직원을 위한 농협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이번에 농협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정 회장은 이번만큼은 약속대로 재임중에 농산물 유통구조를 기필코 개혁, 조합원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농협운영 전반을개혁, 조합원 중심으로 운영체제를 바꾸어 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의 실현은기득권 세력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농협중앙회장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이룰 수가 없다. 더욱이 조합원에게 서한을 보내거나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것 만으론 실현이 불가능하다. 조합원과 회원조합의 적극적인 지지와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농산물 유통개혁과 농협 거듭나기가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협동조합의 기본에 충실한 농협의 개혁을 추진해야한다. ‘농민 조합원의 농협, 회원농협 중심의 중앙회’를 만들어야 한다.정 회장은 농민 조합원의 의사가 반영되고, 중앙회 보다는 회원조합, 농협임직원 보다는 조합원의 권익과 복리를 중시하는 농협 본래의 모습을 찾는데 전력투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앙회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그 혜택을 농민 조합원과 회원조합에 돌리겠다는 선거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지난 24년간 일선 조합장으로 일하며 조합원과 고락을 함께 해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농민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는 정 회장. 과연 앞으로 농협이 농민이 주인되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나 다시는 직원을 위한 농협이라는비판이 없을 지 정 회장의 협동조합 개혁 행보를 예의 주시코자 한다.입력일자:99년 5월 17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