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요 농산물 공영도매시장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중도매인 평가기준에 처음으로 정가·수의매매 실적이 포함돼 시장 내 유통 종사자 간 의견이 분분하다. 반면 정가·수의매매가 타 시장과의 차별화를 위한 주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리도매시장, 총 거래량 중 정가·수의매매 비율 반영
“타 시장과 차별화 기회” 찬성 반면 “시기상조” 반론도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지난 16일 2016년 중도매(법)인 평가 기준 변경을 공고했다. 주 변경 내용은 분산 능력 평가 항목의 배점 50점을 45점으로 조정하고, 총 거래 물량 중 정가·수의매매 비율에 5점을 신규 배점 평가한다는 것이다.

안영찬 구리농수산물공사 유통팀장은 “구리시장은 타 시장보다 정가·수의매매에 대한 관심을 넓히고 있다. 이미 2016년 정부 목표치인 20%도 넘어섰다”며 “이는 강제성보다는 차별화라는 관점에서 시장 판로를 넓히기 위한 것으로, 이번 중도매인 평가 변경도 이런 부분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가·수의매매에 관심을 기울이는 곳과 그렇지 않은 중도매인 사이에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하는 측의 한 중도매인은 “우리 시장은 국내 최대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타 시장이 정가·수의매매가 선택사항이라면 우리 시장은 가락시장과의 차별화를 위해, 또 판로처를 좀 더 넓히기 위해 정가·수의매매가 필수사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하는 측의 한 중도매인은 “시장 차별화를 위해 정가·수의매매 비중을 넓혀야 한다는 것은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아직 중도매인 중에 정가·수의매매에 관심을 기울일 여건이 안 되는 곳이 많은데 중도매인 평가 기준에 정가·수의매매 실적을 넣은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평가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시장 내 주요 유통 주체인 도매시장법인의 경우 정가·수의매매 확대와 관련해선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다.

구리시장 내 도매시장법인인 인터넷청과의 주성진 차장은 “우리 법인의 경우 정가·수의매매 비중이 30~40%선이다. 중도매인을 설득하고 경매사를 교육하면서 정가·수의매매 비중을 넓히고 있다”며 “정가·수의매매는 시장 차별화를 위한 전략과 더불어 판매처 다양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 법인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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