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4세때에 아내는 16세때에 결혼하여 금년에 75년이 된다. 서양에서는 결혼 50년을 금혼(金婚)이라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결혼 60년을 회혼(回婚)이라고 한다. 모두가 참으로 드믄 일이다. 그런데 결혼 75년에는 명칭이 없다. 그 까닭은 그런 사례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91세인 내 아내는 7년째 알치하이머라는 치매병을 앓고 있다. 한때는 70년을 함께 살아온 내 얼굴도 못 알아보고 혼자서는 기동도 못하였으나 지금은 방안을 걷기도하고 말도 하고 식사때에 수저도 자신이 사용하여 먹게 되었다. 치매환자가 있는 집안은 지옥이나 다름 없는데 우리 집에서는 아들과딸의 가족들이 지성스리 받들어 효를 하면서 어린아이들 동무처럼 지낸다.나도 마음속으로 지성스리 어머니 할머니를 받들어 효하는 것을 고마워 한다. 내 아내는 지금 환자가 아니라 효를 가르치는 교사 노릇을 하고 있다.입력일자:99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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