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계업계가 공급과잉을 해소하고자 수급조절을 진행했지만, 4월 누적 기준 전년대비 도계물량이 1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육계업계가 가격하락으로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외치며 공급량을 줄이고 있지만, 상위 5대 계열업체와 중소 업체 모두 도계 물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 업체들의 도계 물량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4월까지 육계 도계물량 전년비 11% 증가
하림 등 5대 그룹 4.6%·중소업체 27%나 늘어
"종란 폐기·냉동비축보다 종계 도태 이뤄줘야"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도계장별 육계 도축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누적 육계 도계 물량은 2억4583만1000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1%(2453만8000수) 증가했다. 육계업계는 육계 공급과잉으로 인한 생산비 이하의 가격에서 벗어나고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병아리 도태와 냉동 비축 등을 통한 수급조절을 시행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육계 공급 물량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규모가 작은 계열업체들이 육계 공급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하림그룹, 동우·참프레그룹, 이지바이오그룹, 체리부로그룹, 사조그룹 등 5대 계열 그룹의 4월까지 도계량은 1억6602만2000수로 지난해에 비해 4.6%(726만7000수) 증가한 반면, 그 외 나머지 계열업체들은 올해 7981만9000수로 지난해 6253만9000수에 비해 27.6%(1728만수)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즉 상위 5대 계열업체와 그 나머지 중소 업체들이 서로 엇갈리면서 업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수급조절을 진행할 때 일부 업체들이 종계 환우나 물량 빼돌리기 등을 진행한 바람에 업계 내 서로간의 믿음이 깨진 적이 있다”면서 “최근 사례를 보더라도 한 쪽은 도계 물량을 줄이려 노력하는데, 다른 한 쪽은 물량을 오히려 늘리면 업계 내에 불신만 커지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려는 업계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육계 업계 일각에서는 수급조절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즉 병아리 도태나 냉동비축이 아닌, 종계에서 도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홍재 양계협회 육계분과위원장은 “병아리나 실용계에서 수급조절이 이뤄지면 이번과 같이 동참하지 않는 업체들이 생기기 때문에 원종계나 종계에서 수급조절이 이뤄져야 근본적인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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