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도태 등 뚜렷한 결론 없이 논의만…“조속 시행” 여론

산란계 사육 농가들이 산란종계부화장들에게 산란종계 감축을 주장한 가운데, 산란종계부화장들이 조기도태 등의 감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란종계부화장의 미온적 태도에 산란계 사육 농가와 생산자 단체의 조속한 시행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산란종계부화장 사이에서 산란계 사육수수 감축 방안 중 하나로 산란종계의 조기 도태가 논의되고 있다. 조기 도태 방안을 살펴보면 평균 65주령까지 사육하는 산란종계를 60주령에서 조기 도태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산란종계부화장들은 산란계 사육수수 증가로 계란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자, 산란계 사육 농가들로부터 산란종계 감축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았다. 당초 산란계 사육 농가들은 산란종계 쿼터제를 도입해 산란종계 사육수수를 통제하자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산란종계부화장 측에서는 2015년에 새로운 산란종계장의 업계 진입으로 업계 내부에서 의견 조정이 쉽지 않고 산란병아리 가격이 하락한 상황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하지만 최근 대한양계협회 측에서 산란종계부화장에게 1~2달 동안 부화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자, 산란종계부화장 측에서 조기 도태 방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논의되고 있는 과정일 뿐, 합의된 것은 없다는 게 산란종계부화장들의 반응이다.

한 산란종계부화장 관계자는 “산란종계 조기도태 실시와 관련해서는 산란종계부화장 간에 논의가 더 필요하다”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조만간 합의를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산란계 사육 농가들은 산란종계부화장들의 산란종계 조기 도태에 대한 조속한 합의와 시행을 바라고 있다. 현재의 산란계 사육수수 증가의 요인 중 하나가 산란종계 사육수수 증가이기 때문이다. 실제 산란종계 사육수수는 2013년 55만4960수, 2014년 53만6380수 정도를 유지했지만, 2015년에 새로운 산란종계부화장의 등장으로 73만8714수까지 약 20만수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 한 산란계 농가는 “산란계 사육수수가 증가한 것은 2015년에 새로운 산란종계부화장이 업계에 합류하며 경쟁적으로 사육수수를 늘렸고, 이에 병아리 가격이 하락해 산란계 사육 수수가 증가하게 된 것”이라며 “산란계 사육 수수가 증가한 것에는 산란종계부화장의 책임도 있으니 산란종계 조기 도태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양계협회 측에서도 산란종계부화장들의 조속한 합의와 시행을 바라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온 계란 가격 하락으로 산란계 사육 농가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산란종계 조기 도태는 계란 가격 하락을 해결할 수 있는 수급조절의 주요 방법 중 하나다”라며 “산란종계부화장들이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해 산란종계 조기 도태를 시행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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