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이 한 달 가량 남은 가운데 가금 업계에서는 올해 초복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가 지속되고, 지난해와 달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변수가 없기 때문이다. 각 가금류별 초복 대비 사육현황과 관련 업계 분위기를 살펴봤다.  

때이른 더위에 소비침체 큰 변수 없어 ‘긍정적’
육계업계 공급량 감축 집중·토종닭 가격 상승


▲육계=육계업계는 공급량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초복 때 소비침체와 공급과잉이 겹쳐 복 특수를 누리지 못했고, 최근 도계 추이로 판단했을 때 공급량이 많았던 지난해보다 도계수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에 육계업계는 4월 말부터 6월 둘째 주까지 병아리 500만수를 렌더링 처리하고, 일부 계열업체는 시중 육계 물량을 구매해 냉동비축 등을 통한 공급량 조절에 나섰다.

육계협회에 따르면 작년 초복 대비 육계 입식량은 주당 평균 1450만수였지만, 올해 입식 물량은 업계 자체적 수급 조절로 비슷하거나 조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육계협회 관계자는 “작년 초복 때 육계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에 계열업체들이 초복 물량 입식 전에 자체적으로 수급조절에 나섰다”면서 “현재 전체 육계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초복 물량에 대해선 공급 과잉에 대한 걱정은 줄었지만, 올해 초복 경기는 소비가 어느 정도 뒷받침 해줄 것인가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토종닭=지난해 초복 때 가금업계가 공급과잉과 소비침체로 복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과는 반대로, 예상 외 소비증가에 복 특수를 누렸던 토종닭 업계는 이번 초복에도 내심 소비 증가를 기대 중이다.

토종닭은 보통 초복 이후 계곡이나 가든형 식당 등 휴가철 피서지에서 소비가 많지만, 올해에는 때 이른 무더위로 인해 초복 전부터 소비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토종닭가격도 산지기준 kg당 3000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토종닭협회에 따르면 초복에 공급될 토종닭은 4월에 주당 평균 170만수, 5월에는 140만수 씩 입추됐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3~4% 가량 증가한 수치다. 토종닭협회 측은 전년에 비해 입식 물량은 많지만, 현재의 소비 추세로 봤을 때에는 초복 경기가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토종닭협회 관계자는 “때 이른 무더위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가 의외로 잘 되고 있다”면서 “여전히 소비와 날씨가 관건이지만, 최근 소비추세로 판단해 보면 초복 때 토종닭 소비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리=오리업계에서도 올해 초복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소비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런 반응이지만, 올해에는 지난해 발병한 ‘메르스’와 같은 별다른 소비 저하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초복 대비 오리 입식 물량은 670만수로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오리의 경우 2013년 같은 시기에 670만수를 입식했지만, 2014년에는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370만수, 2015년 630만수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오리협회 관계자는 “작년 초복 때에는 메르스 발병으로 인해 오리 소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올해 초복에는 소비 저하 요인도 없고, 무더위가 초복까지 이어진다면 오리고기 소비가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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