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농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을 꾀하기 위해 추진하는 중요한 정책 중 하나가  농식품 수출이다.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중국과 할릴 문화권이 급부상하면서 수출정책에 대한 기대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까지 수출액이 25억 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9% 늘어나는 성과를 기록해 미래도 다소 장밋빛이다. 가공식품을 비롯해 채소류와 과실류 수출실적까지 늘어나는 분위기라면 농식품부의 최대 목표인 ‘수출 100억 달러 시대 개막’를 열 수 있겠다는 기대감마저 가지게 만든다. 

그러나 신선농산물을 비롯해 우리 농식품이 100억 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내수 가격에 따라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중단되는 사태에 직면하는 문제이다. 

최근 만난 신선농산물 수출업체 대표는 약 85만 달러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지만 수매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한다. 얘기를 듣는 순간 신선농산물 수출 현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아직까지 해외시장에 정착하기 위한 전략적이고 체계화 시스템이 아닌 생산량과 가격 변동에 따라 수출을 결정하는 환경이 너무 안타까웠다. 사실 일시적이지만 파프리카, 토마토, 배, 딸기 등 대부분의 신선농산물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신선농산물 수출에 참여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내수와 수출의 커다란 가격변차를 받아드리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고소득 작물 재배에 집중돼 있는 국내 농업현실을 감안하면 수출은 가격안정과 수급조절의 한 방안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필요할 때만 수출한다면 수입바이어와 끈끈한 신뢰를 쌓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우리 신선농산물 수출시장이 중국 농산물에 잠식하는 상황에 직면한 만큼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정부에서 조성하는 실질적인 의미의 수출단지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시점이라고 했듯이 지금부터라도 신선농산물 수출을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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