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한다. 이는 단지 개인의 소망으로남겨질 부분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기본 권리로 보장해 줘야 하는 일이다. 소외되고 힘없는 계층까지 고루 보건의료 혜택이 돌아갈 때 진정한 선진 복지국가의 대열에 설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사회 전체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는 하나 국민 보건의료에 대한 투자와 관심까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심각한문제다. 특히 농어민들이 크게 의지하고 있는 공공 보건의료기관인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보건진료소에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어 주민들의 마음을안타깝게 하고 있다. 농어촌의 보건의료 환경은 대도시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의료기관과 전문의료인력이 대도시에 편중돼 있다. 농어민들은제대로 된 병원에 가기 위해 먼거리까지 차를 타고 나가야 하고 이 때문에도시 사람들보다 교통비, 숙박비, 근로손실 비용, 이동시간 등의 간접비 부담 정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농어촌에서는 대개 질병이 위중해지고 건강 상태가 심각해져야만 병원을 찾기 때문에 입원환자의 평균 의료비가 도시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나타나 있다. 농어촌 주민의 사망률은 도시민에 비해 2.5배나 높다.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률은 무려 6.3배나 높고 간질환, 폐결핵, 암, 뇌혈관질환, 당뇨병 등으로인한 사망률 역시 2∼3배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농어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려면 우선, 스스로 건강을지키고 관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몸에 익혀질병을 예방하고, 이미 갖고 있는 만성질환은 잘 관리하면서 살 수 있도록체계적인 보건교육을 해야 한다. 둘째, 보건의료서비스를 충분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농사 짓고 고기 잡는데 지장 없이 가깝게 이용할 수 있고, 밤늦게라도마음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이들을 기꺼이 받아줄 전문의료인력이 적정 수준 배치돼야 한다. 셋째, 보건의료서비스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농어민의 경제 형편에 맞게부담없는 수준이어야 한다. 기존의 공공 보건의료기관을 없애기보다는 오히려 기능을 강화해 농어민들에게 저렴한 값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농어촌 지역의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들 가정을 직접방문해 건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농어민이 건강해야 농림수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국가 경제도 튼튼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목소리를 높여 실력 행사를 하지않는다고 해서 고통받는 농어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아서는 더욱 안될 것이다.입력일자:99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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