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비상체제 돌입

모내기 한 논 물 말라 애간장
고랭지채소 단지 고온에 비상


가뭄과 고온으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가 부족해지면서 물을 둘러싼 분쟁과 갈등도 잦아지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지역의 지난 5월 강수량은 34.7mm로 평년의 38%에 그치면서 농어촌공사 강릉지사는 관리지역의 물 관리 체계를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강릉시의 식수와 농업용수를 지원하는 오봉댐은 현재 저수율이 50% 밑으로 떨어져 지난해 같은 기간 60.7%에 못 미치고 있다. 이곳은 하루 7만4000톤을 식수로, 8만 톤을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지만 비상관리체제로 전환하면서 격일제공급을 실시하고 있다.

김중남 농어촌공사 강릉지사장은 최근 며칠 동안 깊은 고민과 지역인사들과 실랑이를 해야 했다. 강릉의 대표 축제인 단오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행사장인 남대천에 오봉댐에서 물을 공급해야하는 문제 때문이다. 결국 최소한의 물을 공급해 행사를 치르게 했지만 비가오지 않는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이었다.

김 지사장은 “지금 당장 물 부족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비상급수체계 운영으로 가뭄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 관리에서 이미 때가 늦어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다”라며 농업인들과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농어촌공사 영북지사가 관리하는 속초시 학사평 저수지의 물을 받아 농사를 짓는 김영찬 씨는 최근 몇 차례 논이 거의 마르기 직전까지 물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지난 3일에는 논이 거의 말라 막 심어놓은 모가 죽을 지도 모른다는 다급한 심정에 영북지사 물관리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영북지사 담당자는 “현재 학사평 저수지의 저수율이 42%까지 떨어져 효율적인 농업용수 관리를 위해 비상관리를 수립하고 있다”며 “물 부족으로 다소 불편한 농업인들이 있을 수 있지만 큰 피해가 없도록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도 영서지역은 비교적 평년의 강수량을 유지하며 문제가 없지만 정선과 평창 태백 영월 등 고랭지채소 단지는 고온으로 밭이 마르면서 가뭄현상이 나타나 농업인들이 물을 주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릉·속초=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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