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농수산물도매시장이 불법거래 및 불법행위로 잇달아 적발되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러한 불법행위가 소비자들로부터 도매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 엄궁도매시장, 유찰품목과 경매 예정품목 바꾸기
광주 각화도매시장, 매입품목 정가수의매매로 속이기도
“소비자에 부정적 이미지 우려…실태조사, 책임 물어야”


최근 부산광역시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중도매인들이 기존에 경매에 유찰된 품목을 신규 경매 예정 품목과 바꿔치기를 해 경찰에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엄궁농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은 이러한 행위가 수년 동안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해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며,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다.

엄궁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이번 건은 상장도 되기 전의 농산물을 절취한 행위에 해당돼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며 “이후 검찰 조사결과가 나온 후에 농안법 위반 등의 법률적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30일에는 광주광역시 각화·서부농산물도매시장의 불법거래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도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각화도매시장의 경우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이 외부에서 직접 매입해 들여온 일부 품목에 대해 정상적으로 정가·수의매매한 것처럼 판매원표를 작성하는 불법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도매시장의 경우에는 중도매인이 출하자로부터 위탁받은 품목 중 일부만 상장거래하고 나머지는 도매시장에 하역하지 않은 채 외부로 임의 반출해 처리했다는 것이다. 또한 출하자 신고를 하지 않은 생산자와 지속적으로 거래하거나 출하자로부터 표준송품장도 받지 않고 거래하는 행위가 적발됐다. 이에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도매시장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관계 부서에 유통종사자 전부를 대상으로 수사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동시에 업무 개선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처럼 지방도매시장에서 불법거래와 불법행위가 연이어 발생하자 해당 도매시장법인은 물론 관리사무소 측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는 부산의 경우 경찰과 검찰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해당 사안들이 도매시장법인 및 관리사무소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돼 있다는 점에서다. 도매시장법인은 경매사들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리사무소는 불법행위를 철저히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엄궁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불법행위가 새벽에 이뤄지다 보니 관리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농산물도매시장에서의 불법행위들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매시장이 농산물의 기준가격을 제시한다는 특성이 있는데 자칫 이러한 순기능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사태들이 도매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지만 이번의 사태에는 차이점도 있다”며 “차제에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적으로 실태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으며, 문제가 불거진다면 철저히 책임을 묻는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