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바트’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영남지역 낙동강 주변 저지대의 농민들이 추석연휴기간에 큰 피해를 입었다. 추석 다음날인 25일 낙동강이 범람하면서 경북 성주군을 비롯 경남 창녕군 등 8개 시군에서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기면서 수확중이거나 수확을 앞둔 오이·호박·참외·풋고추등 과채류와 배추·상추·깻잎·대파 등 잎채소류가 상당한 피해를 입었고,벼가 쓰러진 면적도 수백ha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 침수 또는 유실된 하우스는 복구하는데 한달 이상 걸리고,피해를 입은 하우스에 마땅한 후작도 없어 겨울채소류까지 수급에 차질을빚을 것으로 보여 이 지역 농민들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을 것으로우려된다. 우리가 여기서 지적코자 하는 것은 태풍이 사전에 예고되고 있었는데도왜 이에 충분히 대비치 못했냐 하는 점이다. 낙동강 상류에는 적당한 수위조절로 홍수를 예방하는 안동·임하·남강·합천댐 등 4개의 댐이 있어 홍수에 대비한 물관리를 철저히 했더라면 이번 피해는 줄일 수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 농민들이 이번 피해의 원인은 관련당국의 댐 관리와제방관리의 부실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집단대응태세에 돌입한 것도 바로이런 이유에서다. 실제 임하댐의 경우 제때에 수위조절을 못하다가 만수위까지 차 오르자급히 방류하는 바람에 낙동강 수해를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태풍에 대비, 제때 물관리를 하지 않았고, 사전 예고도 없이 방류를 실시,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또한 신천 제방붕괴도 이미 예고됐다고 한다. 낙동강의 본류와 지류가 합쳐지는 곳에 위치한 이 제방은 진흙 등으로 튼튼히 축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래흙으로 쌓은 제방이어서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었는다는 것이다. 어떻든 이번 낙동강 수계의 피해농민들은 ‘더도 덜도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무색하게 최악의 추석을 맞았다. 정성들여 자식같이 키운 농작물을잃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검찰이 이례적으로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임하댐 수위조절과 방류시기가 적절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검찰수사를 통해 낙동강 수계지역 침수 피해에 대한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 결과를 예의 주시코자 한다. 이와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후속대책 수립과 함께삶의 의욕을 잃은 이 지역 피해농민들에 대한 정부의 충분하고도 신속한 보상과 지원대책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입력일자:99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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