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는 인터넷을 매개로 한 농·특산물의 판매가 호황이었다고 한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작년보다 3배에서 12배까지 신장한 것으로나타났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분석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평면적인 분석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 변화 흐름과 이에 대응할 생산자들의 준비태세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 소비자들도 단순히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농산물을 구매하기보다는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상품의 질 측면에서 소비심리를 만족시키는상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을 주시한다. 소비자들은 일반시장 구매에서 느끼는 우리 농산물과 수입 농산물과의 선별의 어려움, 일부가공식품에서 나타나는 진위 판별의 번거로움 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늘 가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과 번거로움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전자상거래다. 시장유통에서는 생산자들이 출하할 때 생산자 및 상품정보를 제공하지만,대부분 도매시장까지만 유통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소매단계에서는 판매자브랜드가 주류를 이룬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최종 소매업자가 제공하는 제품의 정보와 이미지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농·특산물의 직거래는 생산자 및 제품정보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제품에 쏟는 열성과 정성 정도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따라서 생산자들은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단순히 또 하나의 유통채널(통로)이 생겨났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모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한 ‘박달재 사과’나 ‘성환 배’ 등은 클레임이 단 한 건도 없었던 반면,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모 조합에서 공급한농산물들은 상당수 클레임을 일으켰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인터넷이 가지는 가공할만한 정보 유통력이다. 단 한 건의 클레임도 없었던지역 농·특산물은 고객들에게 믿을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돼 지속적인 구매가 이뤄지겠지만, 상당수 클레임을 일으켰던 지역 농산물은 소비자들의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농·특산물은 지역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단 한 사람의 실수로도 전체 지역 농·특산물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인터넷을 통한 농·특산물의 판매가 단순히 또 하나의 유통채널이 생겼다는 인식에서 탈피, 고객위주의 상품공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는 당위이다.입력일자:99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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