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길준 하복농장 대표(사진 왼쪽)와 강보석 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

“토종닭 산업도 2008년에 대형 계열업체들이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육계처럼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틈새시장을 찾다보니 순수 재래닭인 ‘우리맛닭’을 사육하게 됐습니다.”

틈새시장 찾다 재래닭 사육
감칠맛 성분·콜라겐 함량 높아
소규모 개별농가에 적합
올해 안 대형마트 공급할 것


손길준 하복농장 대표의 말이다. 손길준 대표는 2008년부터 경북 김천에서 연간 ‘우리맛닭’ 종계와 실용계 70만수를 사육하고 있다. 2008년 이전에는 토종닭을 사육했지만, 하림을 비롯한 대규모 계열업체가 토종닭 업계에 뛰어들자 위기감을 느껴 ‘우리 맛닭’을 사육하기 시작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생소한 길을 걷고 있는 손길준 대표를 만나봤다.

손길준 대표에 따르면 ‘우리맛닭’은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이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사라진 우리 재래닭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중량과 적은 산란 수 등의 경제적으로 불리한 점을 보완한 품종으로, 일반닭에 비해 감칠맛 성분(이노신)이 2배 높고, 풍미성분인 글루타민산이 35% 가량 높으며 콜라겐 성분도 9.8% 가량 높은 게 특징이다.

손길준 대표는 축산과학원의 ‘우리맛닭’ 연구 과정에서부터 실험 농장으로 참여했고, 현재 국내에서 ‘우리맛닭’의 종계·부화 및 실용계까지 모든 과정을 사육하고 있다. 손길준 대표는 ‘우리맛닭’이 사육 회전수가 중요한 대규모 계열업체보다는 소규모 개별농가에서 사육하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양보다 질로 승부하면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손길준 대표는 “우리맛닭의 사육 기간이 120일 정도 되는데 1년에 사육 회전수가 2번 밖에 되지 않아 대규모 계열업체 보다는 소규모 농가에 적합하다”면서 “요즘 대규모 계열업체와 종속관계가 된 농가들이 많은데, 농가들이 계열업체에서 벗어나 질이 우수한 재래닭인 ‘우리맛닭’의 사육을 늘렸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손길준 대표는 올해 중으로 대형마트에 ‘우리맛닭’을 이용한 즉석 삼계탕이나 훈제육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대형마트에 공급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손길준 대표는 “우리맛닭이 토종닭에 비해 가격이 1000원 이상 비싸지만, 사육부터 제품생산 및 공급까지 직접 하면 단가를 충분히 절감할 수 있어 경쟁이 가능하다”면서 “남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우리맛닭’을 사육하며 어려움 점도 많지만, 재래닭을 사육하고 공급한다는 자부심 갖고 끝까지 도전해 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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