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원 충북지원 공급…농민들 “과열건조 탓인 듯”

‘대보’ 볍씨를 구매한 상당수의 농가가 발아가 안 돼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볍씨는 국립종자원 충북지원이 공급한 보급종 볍씨다. 피해 농민들에 따르면 정상적인 침종과정을 거친 볍씨가 제대로 발아가 안 된다는 것이다. 

피해농가는 청주시에서 다수 발생하고 있다. 보급종 대보 볍씨 전체 공급분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 공급분에서 발아 불량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두고 농민들은 과열 건조 때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오창읍 김모씨는 대보 볍씨 20kg 짜리 세 개를 구입해 발아작업을 했다. 그러나 모두 발아에 실패, 추가로 세 개를 더 구입해 침종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종자발아기에서 48시간이 지나면 촉이 트기 시작하는데 전혀 이게 안 됐다”고 말했다.

장암동 경모씨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 20kg 볍씨 열다섯 개를 구입해 침종했으나 제대로 발아가 안 된 것이다. 그는 4∼5년째 대보를 쓰고 있는데 이같은 경험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한다. “전체가 안 된 게 아니고 60∼70% 밖에 촉이 안 나왔다. 이 상태로 모내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른 품종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 대보만 그렇다”고 말했다.

남이면 노모씨도 비슷하다. 노씨는 처음 발아에 실패, 침종일을 이틀에서 3일로 늘려 겨우 발아를 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파종 후 문제가 발생했다. 상자쌓기를 한 이후에는 싹이 자라야 하는데 성장이 거의 멈췄다는 것이다.

청주시에 공급된 대보 볍씨는 120톤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북 전체로는 200톤이 공급됐다. 이와 관련 청주시 농업기술센터 담당 팀장 김모씨는 “대보는 원래 물을 많이 먹는다. 침종을 충분히 해야 하는 품종이다. 1000농가 이상 대보벼를 공급했는데 민원이 발생해 연락 온 경우는 없다”며 “종자가 불량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국립종자원 충북지원 담당자도 “타도는 보급종 벼를 수분 16%에서 수매하지만 충북은 건조시설이 없어 14% 이하로 수매를 한다. 그러나 샘플을 채취해 두 번에 걸쳐 발아시험을 한다. 종자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창읍 지역에만 스무 농가 이상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농민들의 얘기다. 과열 건조한 일부 물량에서 불량이 발생한 거 아니냐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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