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밤 초속 30미터가 넘는 강풍으로 인해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에 위치한 김해영 씨 하우스 비닐이 모두 찢어지고 쇠파이프 골조가 파손됐다.

초속 31.9미터가 넘는 강풍이 몰아치던 지난 3일 밤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 김해영 씨는 하염없이 찢기는 가슴만 쓰러 내려야 했다. 밖으로 나가서 어찌 해보려 했지만 잘못하면 사람마저 다친다는 부인의 만류를 뿌리치지 못했다.

강원도 피해액 134억
정부, ㎡당 5000원 지원
하우스는 330㎡당 20만원
보험 보상 기본범위 태풍·폭우
추가피해는 특약 필요 '부담'


김씨는 이번 강풍으로 토마토생산 시설인 비닐하우스 4700㎡의 비닐이 전부 파손되고 쇠파이프 골조도 50% 이상 파손돼 적어도 2500만원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 4월에 정식해 오는 6월부터 수확하려던 토마토가 모두 망가지는 2차 피해도 발생해 납품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곳에서 매년 5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던 김씨는 올 농사를 포기하려 했지만 거래처와의 약속과 국민 먹거리 생산이라는 자부심이 있어 다시 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복구는 쉽지 않다. 갑자기 모종을 구하는 것, 파이프를 펴고, 비닐을 쒸우는 등 일이 많은데 영농철이라 일손이 부족하다. 복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농협에서 2000만원 정도 대출도 내야한다.

김씨의 걱정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봄 가뭄을 극복하고 열심히 생산했지만 수확기에 농산물가격이 하락해 어려움을 겪은 기억 때문에 올해도 걱정이 앞선다.

이번 강풍으로 강원도 17개 시군에서 비닐하우스 2500동과 축사 95동, 창고 97동, 38ha의 인삼밭이 피해를 봤으며 피해액은 134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농가들은 정부로부터 ㎡당 5000원 정도의 지원을 받고 강원도는 별도의 특별지원으로 비닐하우스 330㎡당 2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으나 복구비와 수확감소에 따른 피해를 충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12일 열린 강원도의회 임시회에서 진기엽(새누리, 횡성)의원은 “20만원은 시장 가격에 비해 부족하다며 최소 35만원 정도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해영 씨는 “아무리 기술과 과학이 발달해도 자연재해 앞에 농업시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궁극적으로는 농작물재해보험의 품목을 늘리고 피해보상 범위도 모종피해와 가격 폭락 등으로 확대해 농업인들이 예측 가능한 생산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 가능한 작물은 사과·배·포도·단감·감귤·복숭아·참다래·자두·감자·콩·양파·고추·수박·딸기·토마토·오이·참외·벼·국화·장미 등 일부 품목에 한정되어 있다.

보상범위도 태풍과 폭우에 따른 피해를 기본으로 하며 추가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특약을 해야 하고 대부분 농업인들은 비용부담으로 이를 기피하는 실정이다.

영월=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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