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의 절반 이상이 O-157:H7과 같은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돼 있다는사실이 미농무부의 발표로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같은 결과가 기존의 방법보다 4배 이상 감응도가높은 검사방법을 적용해 얻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검사방법을 적용한다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우리 나라에서도 소의 O-157:H7의 감염비율이 엄청나게 높게 나올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가 감염된 것이지 쇠고기가 감염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미 농무부의 부연설명이 있었고, 육우생산자들의 강변도 있었지만 위해식품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키로 하는 등 대책에 분주하다. 수입쇠고기의 오염 가능성이 매스콤을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됨으로써한우고기의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소비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효과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검역의 강화와 같은 즉자적인 대응 뿐 만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통해 국내 축산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과제를 도출하는지혜가 축산업계에 요구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도축과 가공과정에서 O-157:H7 등 병원성 대장균과 같은 유해물질이 쇠고기나 관련 식품에 오염되지 않도록 위생관리 실태와 검사체계를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하고 강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단순히 도축후 가공과정에 대한 위생관리나 점검 뿐만 아니라 농장에서의소 사육단계에서부터 병원성 미생물 등으로부터 감염되지 않도록 철저한 방역대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생산농가의 방역과 위생관리에 대한 의식개혁도 필요하지만 축산물 생산의 결정적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에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는 과제가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미국에서 새로 개발됐다는 검사기법을 국내에 도입하고 적용하는문제도 축산물 위생관리 당국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안전성에 대한 요구는 점점 강화될 것이고, 이에 부응하지 않고서는 축산업의 활로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축산물 위생관리 당국이 놓쳐서는 안될 것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새로운 검사기법을 개발하고, 그에 따른 검사결과를 여과없이 공개하여 정책을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투명행정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이상 숨기는 행정으로는 궁극적인 축산물 안전성 확보는 물론이고 농민생산자나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를 얻기 힘들다는 점을 이번 사태는 보여주고 있다.입력일자:99년 11월 15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