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든 좋든 우리는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걸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밀레니엄은 지나온 우리인류의 발자취 위에 설계해야하는미래일 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지나온 흔적들을 뒤돌아보며 다가올 앞날들을 설계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현시대의 빠듯한 우리살림과 환경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시절의 ‘농촌고향’ 같은 아득한 향수를 느끼는데서 그 근거를 찾아보자면 무리일까.그 시절에는 첫째 법이 필요 없는 사회, 둘째 돈이 필요 없는 사회, 셋째 인간이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회, 넷째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가나안의 땅’이며 이상향의 ‘무릉도원’에 가깝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시대 같은 자본력의 일부 ‘쏠림 현상’가운데 위 네가지 조건을찾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어느 화전민출신노인의 이야기는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 노인은 지금은 부자가 되어있지만 결코 그 ‘화전민시절보다는 행복치않다’며 잘라 말했다. “지금 세상은 정이란게 없어. 우리가 살았던 그곳은 이웃이 형제 같았어.그리고 그곳엔 돈도 필요 없고 법도 필요 없었어. 그 무서운 일본 순사놈들도 그곳엔 들어오지 못했거든.” 농경시대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물질문화의 기류에 밀려 사장돼가고 있다는 것과 그런대로 간직되어온 우리 농촌문화마저 개인주의 문화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혼돈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인정이 없고 향수가 없는 삭막한 농촌풍경의 도래가 두렵다. 물질문화로 화려하게 포장된 시대의 조류 속에는 약육강식의 냉엄한 개인주의가 있음을 우리농민은 알아야 한다. 그것에는 화려하고 편리해진 만큼도시서민과 농민에게는 상대적 빈곤감과 소외감을 초래하는 속성이 있음을경계해야 할 것이다.입력일자:99년11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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