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된 통합한국관은 영유아식품·식재료·삼계탕 등 품목별 전시관을 전면에 배치해 중국 바이어와 참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 중국인 참관객들을 대상으로 삼계탕의 영양가치 및 효능을 홍보하는 모습
▲ 중국의 수입 벤더가 복음자리의 영유아 간식 제품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한 중국 최대 규모의 B2B 식품박람회 ‘시알차이나(SIAL CHINA) 2016’에서 확인한 우리 농식품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특히 현지에서 각광받고 있는 영유아식품과 쌀·김치·삼계탕 등 수출 길이 열린 전략품목의 중국 내 소비 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하지만 대중국 수출주력품목으로 꼽히는 인삼과 유자차는 이전과 달리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지 않아, 이들 품목의 대중국 수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중국 바이어 영유아·웰빙식품 호평

국내 141개 식품업체 참가
'건강·고급·이색' 트렌드 맞춰
쌀과자·대추스낵·감츄 등 인기


중국의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에 위치한 대형전시장 ‘신국제박람중심(SNIEC)’에서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시알차이나 박람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는 전 세계 85개국 3000여개 업체가 참가했고, 바이어를 비롯한 참관객 수는 전년(약 5만5000여 명)보다 20% 증가한 6만6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박람회 기간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박람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경기·전남 등 지자체 및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함께 총 1782㎡(약 540평) 규모의 ‘통합한국관’을 운영해 영유아간식, 유제품, 장류를 비롯한 수출유망상품을 대거 홍보했다. 더욱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장 입구에 통합한국관이 조성돼, 그 어느 때보다 바이어와 참관객에게 우리 농식품을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상길 aT 상하이지사장은 “우리 농식품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합한국관을 운영했는데, 규모 면에서 미국·프랑스 등 전체 58개 국가관 중 가장 컸다”며 “식재료·영유아·김치·임산물 등 각 주제별 홍보관을 전면에 배치하고 시식·시연행사를 진행해, 바이어와 참관객들이 한국관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머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141개 식품업체가 참가한 이번 시알차이나에서는 영유아 및 웰빙식품, 한식편의식 등이 중국 바이어와 참관객에게 호평을 받으며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들 제품은 건강과 고급, 이색상품이라는 현재 중국의 식품 소비 트렌드에 적합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영유아식품의 경우, 복음자리의 쌀과자와 앙팡에프앤지의 야채밀크 등은 안전성이 높고 천연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영유아식품 수입벤더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뽀로로·로보카폴리·코코몽 등 국내외에서 인기 높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영유아용 음료 및 스낵은 인지도 면에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영유아 전문 온라인 마켓 벤더가 현장에서 수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 대추스낵·감츄(감말랭이) 등 이색적이면서 건강지향적인 웰빙스낵과 아하푸드의 냉동만두, 사옹원의 잡채를 비롯한 한식편의식품이 참관객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유망품목들의 선전 덕분에 수출상담성과는 2억3200만 달러를 기록해 당초 목표(2억 달러)를 훨씬 웃돌았으며, 전년(1억 6700만 달러)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김치·삼계탕·쌀 등 최근 수출 길이 열린 전략품목에 대한 현지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행사장 입구에 배치된 전략품목 홍보관에서는 매 시간별로 바이어와 참관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특히 김치마파두부·김치고추잡채 등 김치를 활용한 요리 시식행사 및 삼계탕 요리과정을 설명하는 시연행사에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박람회를 찾은 중국인 메이링(27) 씨는 “파오차이와 달리 한국의 김치는 풍미가 좋고, 취향에 따라 중국 요리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삼계탕은 지난해 한국 여행 때 처음 접했는데, 몸에 좋은 재료가 많이 쓰여 나중에 구입하면 가족들과 함께 꼭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출품목 세대교체 움직임 

인삼·유자차 관심 '미지근'
인지도 의존 변화없는 제품 한계
유행 민감한 소비취향 반영을


이번 시알차이나에서 그동안 대중국 수출주력품목으로 꼽히는 인삼과 유자차가 예전만큼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수출품목의 ‘세대교체’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씨알차이나를 비롯해 중국 식품박람회에 열 차례 이상 참가한 유자차 수출업체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한국산 유자차의 인지도가 높다보니 즉석에서 수입의사를 밝히는 바이어들이 하루에 4~5개 업체가 넘을 정도였지만, 올해는 단순히 명함을 건넨 바이어가 하루에 1~2명에 불과할 만큼 간극이 크다”고 전했다. 인삼 수출업체 부스 역시 시식용으로 내놓은 홍삼가공품에 관심을 보이는 일부 관람객만 지나갈 정도로 한산했다. 실제 이들 품목의 대중국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인삼의 경우 2013년 3906만 달러에서 지난해 3480만 달러로 감소했고, 유자차는 같은 해 2207만 달러에서 2261만 달러로 소비가 정체된 상황이다.

박람회장을 찾은 현지 대형 수입벤더 관계자는 “요즘 중국 소비자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있지만, 한국의 인삼과 유자차는 인지도에 의존해 예나 지금이나 맛과 포장, 디자인 면에서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삼의 경우, 성별·나이·소득수준을 세분화해 각 계층의 취향을 반영한 신상품 발굴이, 유자차는 한국을 방문하는 요우커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값싼 여행용 선물이라는 인식이 높아진 만큼 최고급 원료만을 사용한 프리미엄 상품군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aT 관계자는 “중국의 식품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 만큼, 인삼·유자차 등 주력품목에 대한 중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수출비중이 높은 품목이기 때문에, 향후 참가업체 선정 시 현지 유행을 반영할 수 있는 신상품 및 업체를 선정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유충식 aT 수출이사
"우리 식자재 품목, 안정적인 시장 정착 확신"

비관세장벽·운송인프라 '해결과제'
냉장·냉동 콜드체인 운영 등 노력

 

이번 시알차이나 박람회 현장을 찾은 유충식 aT 수출이사는 올해 중점적으로 홍보한 쌀·삼계탕·김치 등 전략품목 및 중국 외식시장을 겨냥한 소스류·면류 등 식자재 품목의 대중국 수출 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 이사는 “수출 길은 열렸지만 아직 인지도가 낮은 우리 쌀과 김치, 삼계탕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웰빙’에 초점을 맞춰 영양학적인 가치를 홍보하는데 주력했다”며 “기대 이상으로 중국 바이어와 참관객들에게 반응이 좋아, 앞으로 홍보 여하에 따라 이들 품목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장류와 면류, 소스류 등 대용량 식자재 공급이 가능한 우리 식품기업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고, 직접 수출 상담까지 가능하도록 공간을 마련한 식재료홍보관은 중국 외식업체 바이어들에게 한국산 식재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는 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대중국 수출업체의 가장 큰 애로는 비관세장벽과 열악한 운송 인프라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개정된 중국의 식품안전법 시행으로 수입식품의 검역·통관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고, 중국 내륙지역의 운송망 부족으로 우리 식품기업의 진출이 제한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유 이사는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 청뚜 등 중국의 주요 거점에 있는 aT 지사들이 중국의 검역 당국, 유통업체, 벤더들과 지속적인 정보 교류를 통해 라벨링·식품첨가물 등 비관세장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지난해 설립된 칭다오 물류전진기지를 중심으로 내년까지 청뚜 등 내륙 주요 도시 간 냉장·냉동 콜드체인을 운영해 우리 농식품의 수출경쟁력이 보다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충식 수출이사는 “중국의 두 자녀 정책 시행, 온라인 마켓 급성장, 중·상류층 중심의 수입식품 소비 확대 등 중국의 식품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맞춤형 수출 마케팅으로 온라인·홈쇼핑을 비롯한 신규 유통채널을 집중 공략할 수 있도록 aT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라파엘 시(Raphael Xi) 동순무역상해유한공사 마케팅 이사
"김치·삼계탕 영양가치 알면 수요 많을 것"

나이·계층따라 시장분석 선행을
다양한 경로로 최신정보 얻어야  

 

상하이에 소재한 동순무역유한공사는 3년 전부터 유제품과 떡볶이·전류 등 냉동 한식편의식을 비롯한 우리 농식품을 수입해 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라파엘 시 이사는 “많은 중국인들이 자국산 식품에 불신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한류와 지리적인 이점을 내세운 한국산 식품이 중국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고, 특히 높은 품질 및 안전성 덕분에 한국산 식품을 웰빙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현지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라파엘 시 이사는 김치·삼계탕 등 우리 전략품목의 대중국 수출확대 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삼계탕이 고급 보양식으로서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보통 중국의 임산부들은 아이를 낳고 나서 보양식으로 닭요리를 먹는 문화가 있는데, 임산부를 겨냥해 인삼·대추·찹쌀 등 몸에 좋은 식재료가 함께 들어간 삼계탕의 영양 가치를 집중 홍보한다면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파엘 시 이사는 나이·계층에 따라 한국산 식품 소비가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각 소비층에 따른 시장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례로 동순무역유한공사가 수입한 냉동 한식편의식은 간편함과 웰빙 이미지 덕분에 30대 이상 대도시 직장인들이, 바나나맛우유를 비롯한 유음료는 이색적이면서도 단 맛 때문에 10~20대 젊은 층에게 특히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라파엘 시 이사는 “박람회·수출상담회 등 다양한 경로로 수입바이어들과 의견교환을 통해 최신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 식품 트렌드에 적합한 유망품목을 꾸준히 발굴한다면, 중국에서 한국산 식품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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