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공사가 5월 1일부터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여름 수박에 대해 산지선별 및 팰릿 출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2014년 수박 팰릿 출하 시연회 장면.

가락시장의 여름 수박 산지선별 및 팰릿 출하가 추진되고 있지만 물류비용 보전과 선별장 확보가 우선돼야 정착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선별장 확보 ‘발등에 불’
구리·강서시장으로 
산물은 출하 유도 계획
경매가격 하락 우려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5월 1일부터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여름 수박은 산지에서 선별을 거쳐 팰릿으로 출하되는 것을 우선 경매하는 수박 물류개선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은 낙후된 수박 물류체계를 개선해 상품성과 출하자 수취가격을 향상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현재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수박이 여름철 성수기에 집중되고 있지만 산지 선별이 되지 않은 상태로 출하돼 반입일로부터 1~2일 대기후 선별 경매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선별 대기로 인한 시장내 혼잡은 물론 하역인력의 고령화로 선별작업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공사는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하역노조, 물류기기 회사, 산지유통인연합회 등 이해 주체들과 회의 및 협의를 거쳐 5월 1일부터 가락시장 반입 수박은 산지선별 후 팰릿 형태로 출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2017년 여름 수박부터는 산지선별 후 팰릿 출하를 의무화하고 산물 수박은 반입을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윤덕인 서울시공사 유통물류팀장은 “올해는 산물 반입을 거부하지는 못한다. 산물로 반입되는 경우 인근 구리시장이나 강서시장으로 출하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그럼에도 산물로 반입되는 수박은 하차는 하되 선별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당장 산지에서 수박 선별이 가능한 선별장을 확보하는 것과 출하주들의 피해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공사는 도매시장법인과 산지유통인연합회에서 거점 선별장을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난 5월 1일부터 출하된 수박은 물량이 많지 않아 경매가 어렵지 않게 진행됐지만 앞으로 출하물량이 늘어나는 6월부터가 문제라는 게 도매시장법인 및 산지유통인들의 진단이다.

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산지수집상들로부터 선별장 문의를 많이 해 알아보고는 있지만 힘든 것이 사실이다”며 “제도가 시행되려면 미리 선별장들과 협의를 진행한 후에 추진됐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선별장 확보에 시간이 촉박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산지선별이 되지 않은 여름 수박의 구리시장이나 강서시장으로 출하 유도는 자칫 경매가격이 하락해 출하주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지방시장의 경우 출하물량이 조금만 몰려도 경매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을 볼 때 가락시장 반입 물량이 인근 지방시장으로 몰릴 경우 경매가격 하락의 개연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공사와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들이 팰릿 출하를 위해 올해는 물류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 추가 물류비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서울시공사는 제도 정착을 위해 2년 동안 전국도매시장에서는 195억8400만원이, 가락시장에는 30억16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북 고창의 한 수박 농가는 “올해 서울시공사와 법인에서 물류비를 지원할 계획이지만 농가에서는 지원금 외에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며 “농가들도 수박 물류 효율화를 해야 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당장 농가의 추가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만이라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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