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훼 최성수기를 맞은 5월 산지는 날씨의 영향으로 출하물량이 줄어 농가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8일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 모습.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이 있어 연중 화훼 최성수기로 꼽히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산지에서부터 화원업체까지 화훼업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산지에서는 지난겨울과 봄철의 궂은 날씨 영향으로 5월 성수기에 맞춰야 할 물량 출하에 비상이 걸렸다.

화훼시장에선 6일 임시공휴일을 포함해 5일 어린이날부터 8일 어버이날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화훼소비엔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중국 등 주요 화훼 수입국의 상황도 좋지 못해 수입물량은 평년보다 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훼 유통 전문가들은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무엇보다 올해의 경우엔 긴 연휴로 인해 저장성이 높은 상품이 선호도가 높아 선별에 더욱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출하 70~80% 마무리 될 시점이지만 절반 수준 그쳐
나흘간 이어지는 연휴에 “소비 위축될라” 걱정까지 
휴일 맞춰 저장성 제고 관건…선별·상품 관리 철저히


▲물량이 안 나오는 산지=“예전 같으면 현 시점(4월 27일)에 70~80%의 물량이 출하됐어야 했는데 아직 절반 정도밖에 출하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출하 마지노선이 코앞인데 인위적으로 물량을 조절할 수도 없고 걱정이 앞서네요.”

5월 최성수기에 맞춰 한창 출하가 진행돼야 할 카네이션 등 화훼 산지에 비상이 걸렸다. 5월 8일 어버이날과 15일 스승의 날에 맞춰 물량을 출하하기 위해선 4월말부터 최대 5월 3일까지 출하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상품화할 물량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 김해에서 6600㎡ 규모의 카네이션 농사를 짓고 있는 김기열 산해농원 대표는 “지난겨울부터 초봄까지 본격적인 생육기에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았다. 특히 카네이션 최대 주산지인 이곳 김해는 하루가 멀다 하고 흐리고 비가 내렸다”며 “늦어도 5월 3일까지는 출하가 마무리돼야 하는데 국내 카네이션 전체 물량의 15%에서 20%는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나마 수입산은 덜 들어올 듯=국내 산지 작황 못지않게 주요 화훼 생산국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훼업계에선 5월 대목에 들어올 수입물량이 20~3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현재 수입산 가격대도 올라 있는 상황이다. 중국산 카네이션의 경우 4월 말 현재 20본 기준 5000원 내외의 시세가 형성되며 평년의 4000원선을 넘어서고 있다. 콜롬비아산도 20본 기준 1만원대로 예년의 9000원대보다 올라 있다. 업계에선 중국과 콜롬비아 등 현지 작황도 날씨 영향으로 좋지 못해 생산량이 줄어들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수태 aT화훼공판장 경매과장은 “수입업체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수입물량이 20~3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 가격이 오르는 것을 봐도 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일단 수입산이 늘지 못한다는 것은 국내 화훼 시장에는 호재이다”고 전했다.

▲시세 유지 위해선 긴 연휴 속 저장성이 중요=국내 물량이 크게 늘지 못하고 수입산 물량도 감소, 이와 맞물려 시세는 비교적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4월 25일과 27일 진행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절화경매에서 카네이션(그랜드슬램) 20본 기준 평균 거래가는 9191원으로 평년보다 높게 형성됐다. 지난해 이 시기 시세는 7633원, 2014년엔 7179원, 2013년엔 8304원이었다.

이 같은 시세가 유지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저장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의 긴 연휴가 생겼다. 긴 연휴가 화훼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나뉘지만 부정적인 목소리가 더 많다. 해외여행 등 나들이객들이 많아지는 게 화훼 소비에는 좋지 않게 작용한다는 것. 특히 올해의 경우 나흘간의 긴 연휴로 인해 화훼 소비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저장성 등 상품성이 좋은 물량이 더욱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원을 운영하는 박점희 박점희플라워아트 대표는 “긴 연휴가 화훼소비에는 좋지 않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예전 같으면 어버이날 직전인 6, 7일 구입을 많이 했지만 올해는 5일부터 연휴라 언제 구입을 많이 할지 확실하게 전망되지 않아 물량을 구입해도 저장성이 좋은 물량 위주로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오수태 과장은 “현재 시세는 그런 대로 순항하고 있다. 시세가 지지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저장성 등 상품성 강화에 신경 써야 한다”며 “단기 저장한 물건이라도 상온에 두면 색택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선별 및 상품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