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계열사들의 지역농협에 대한 갑질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시작해 25일 끝난 ‘접경지역 농산물 판매대전’에서 강원도 인제농협은 농협양곡에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갑질을 당했다.

이 행사는 최근 남북관계의 긴장으로 얼어붙은 접경지역의 경기를 살리고 이 지역 농업인들의 농산물을 팔아주기 위해 대형식품유통법인들이 2억 원을 출연해 농협의 6개 하나로마트에서 진행된 것이다.

문제는 1억2000만원을 배정해 10kg 한 포에 3000원씩 판매비용을 지원해주는 4만포를 지역별로 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농협양곡은 접경지 9개 시·군에 대해 강화군과 파주시에 각각 7000포, 철원군에 1만7500포, 인제군에는 150포를 배정했다. 당초 농협양곡은 인제군에 300포를 배정하고 200포를 추가해 500포를 배정했지만 출하작업이 끝난 상태에서 업무 착오가 있었다며 일방적으로 통고만 하고 150포만 가져갔다. 9개 시·군의 쌀 생산량을 감안하면 인제군에는 적어도 1200포 정도는 배정돼야 한다는 게 인제농협 담당자의 설명이다.

농협양곡 담당자는 재고량을 기준으로 배정하는 과정에서 인제군에 대한 오류가 발생해 물량이 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제농협의 담당자는 “대통령이 특별히 언급해 마련된 판매행사의 취지에 맞게 4만포 중 9개 시·군에 기본적으로 각각 1000포 정도씩 배정하고 나머지는 생산량 비율로 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었다”며 “지역의 담당자들과 협의나 논의가 전혀 없이 자기편의 중심으로 물량을 배정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익숙한 것은 농협양곡이 갑질 의식에 젖어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로 취임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중앙회 인력과 조직을 줄이고 농업인이 주인 되는 농업인을 위한 농협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제=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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