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링 중심의 등급제 논란이 빚어지며 한우의 맛과 영양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우가 수입산 쇠고기보다 맛을 좋게 하는 풍미 물질의 함량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입산, 신맛·쓴맛 성분 많아
사료·도축방법·숙성도 영향


이는 국립축산과학원이 쇠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전구물질의 함량을 비교한 결과로, 한우고기가 수입산에 비해 단맛과 감칠맛을 좌우하는 성분이 많고 신맛과 쓴맛을 내는 성분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구물질이란 최종생성물로 변할 수 있는 원료가 되는 물질을 뜻한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쇠고기에는 탄수화물과 리보핵산, 단백질, 지방산, 티아민 등 다양한 풍미 전구물질이 들어있으며, 이 성분들은 근육에서 고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효소 반응을 통해 저분자 물질로 전환된다.

이 가운데 탄수화물 중 글리코겐의 일부는 글루코스로 분해된 후 락테이트로 재 분해돼 고기의 신맛이 나타나게 된다는 게 축산과학원 관계자의 설명. 또한 핵산의 경우 하이포크탄틴, 구아노신일인산, 이노신일인산과 이노신으로 분해되는데 구아노신일인산, 이노신일인산 및 이노신은 고기에 감칠맛을 부여하는 반면, 하이포크산틴은 쓴맛이 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산과학원은 이를 토대로 한우(1등급 거세)와 수입산 쇠고기(엥거스)의 등심 및 우둔부위 스테이크를 180℃ 오븐에서 스테이크육의 중심온도가 각각 50℃, 70℃, 90℃가 되도록 가열한 후 맛과 관련한 전구물질 함량을 비교했다.

비교 결과, 한우 고기의 단맛을 내는 글루코스 함량은 50℃, 70℃, 90℃에서 온도에 관계없이 수입산 스테이크 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신맛을 내는 락테이트 함량은 온도에 관계없이 수입산 쇠고기가 높았다.

또 핵산 분해 물질 중 감칠맛과 관련 있는 구아노신일인산염, 이노신일인산염 함량은 한우고기가 수입산 보다 부위와 가열 온도에 따라 4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쓴맛을 내는 하이포크산틴 함량은 수입산 쇠고기가 한우고기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범영 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장은 “한우가 수입산 쇠고기보다 맛있는 이유는 맛과 풍미에 관련하는 전구물질 함량이 더 높기 때문으로, 품종에 따른 차이 이외에도 사료·도축방법·숙성·조리 온도와 방법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는 지방산 조성(올레인산)에서 맛 차이가 발생되는 것으로만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한우의 맛 차별성을 과학적으로 더 알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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