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식품박람회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마쿠하리 메세에서 7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가운데 성료했다. 통합한국관을 운영한 aT는 김치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등 한국음식에 대한 레시피 소개와 시식회를 진행,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일본 소비자들과 바이어들이 ‘건강’을 부각한 국산 농식품에 주목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동경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16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 2016)에서 흑마늘과 깐은행 등 건강을 내세운 한국 농식품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보다 28.6% 증가한 1억1700만 달러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1억1700만 달러 수출 상담
지난해보다 28.6% 증가
흑마늘·명이나물·깐은행 등 인기
김치 활용 다양한 요리 눈길
삼계탕·수산물 시식회 호응


▲현황=제41회 동경식품박람회에는 전 세계 3000개 업체(3700개 부스)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4일 동안 7만6532명의 소비자들과 바이어들이 박람회장을 방문, 변화하는 식품 소비 트렌드 등을 살펴봤다. 국내 업체들도 88개 업체가 박람회에 참여해 국산 농식품 알리기에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 이하 aT)는 건강과 미용에 관심을 갖는 일본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 박람회에서 ‘Healthy & Simple’을 기본 방향으로 통합한국관을 운영했다. ‘Healthy & Simple’이란 간편한 섭취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한국 농식품을 의미한다.

김재수 사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강한 한국산 식품과 식재료를 찾는 일본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건강 및 미용 관련 한국의 농식품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수출 판로를 적극 개척하기 위해 1:1 매칭을 통한 맞춤 수출상담회를 운영했고 참가업체 상품을 슈퍼마켓처럼 진열한 멀티상담관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국산 농식품의 시식과 상담이 함께 이뤄져 수출 상담이 효율적으로 진행됐다는 평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김치스프, 김치크림치즈, 김치크림파스타, 한입두부김치 등 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 것을 비롯해 삼계탕, 수산물 등 한국음식에 대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시식회를 진행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번 박람회 상담실적은 1억17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9100만 달러였던 상담실적과 비교하면 28.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728건이었던 상담건수도 58.4% 늘어난 1153건에 달하는 등 국산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주목받은 건강 농식품=이번 박람회에서는 ‘Healthy & Simple’ 취지에 맞게 건강 및 미용 관련 식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인 ‘후코이단 미역 스낵’(씨허브)과 황토발효숙성으로 마늘 고유의 매운맛과 향이 없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남해섬 흑마늘’(남해섬 흑마늘), 홍삼이 함유된 ‘홍삼채수’(이슬촌), 곡물차인 ‘잉카의 힘’(담터),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가진 ‘당조고추’(제일종묘농산), 청송의 맑은 물과 대추로 빚은 ‘구암막걸리’(구암농산), 삼계탕(하림), 홍삼농축액인 ‘황풍정’(풍기인삼농협) 등이 함께 전시됐다.

참가업체들도 건강을 기본적인 홍보 방향으로 정하고 자사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일부 업체들은 수출상담이 이뤄지는 등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효성푸드의 김진호 과장은 “스낵김을 홍보하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다”며 “연간 200만~400만 달러의 김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낵김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이라고 판단해 지난해 11월 출시했다”며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점을 함께 부각해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효성푸드는 이번 박람회에서 김스낵 아몬드, 김스낵 치즈, 김스낵 바삭한 맛, 김스낵 코코넛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박점규 ㈜부농 대표는 “은이버섯은 버섯과 콜라겐 함유량이 많고 비타민D의 경우 참치의 180배를 함유할 정도로 건강식품”이라며 “다이어트 식품 등으로 주목받고 있어 여성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막 첫날 일본 식품회사의 한 관계자가 수출 관련 제안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등 일본과 프랑스, 중국 등에서 온 바이어들이 관심을 갖고 조리법, 보존기간 등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또 맛과 영양에서 우수한 국내산 은행도 일본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aT에 따르면 한국산 깐은행으로 만든 각종 페이스트와 분말, 냉동은행, 건강스낵 등이 관심을 받았다. 특히 행사 첫날에만 40억원(약 100톤)에 달하는 수출상담이 이뤄졌다.

이외에도 남해산 흑마늘과 명이나물(독도무역)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명희 aT 신시장개척부 과장은 “건강 관련 제품들의 반응이 전반적으로 좋았다”며 “로컬푸드가 자리 잡은 일본에서 명이나물 등 우리의 지역 특산물들이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지바=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우리 농식품 일본 수출 확대 방안은
간편식·시니어층 겨냥…틈새 공략할 이색상품 개발을

일본 수출시장 회복 움직임 꿈틀
소비 트렌드 발 빠르게 파악·대응
품질 안정화시킨 후 진출 바람직


국내 농식품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9.8%에서 2013년 26.7%, 2014년 25.2%, 2015년 19.1%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의 경우 신선 농식품과 가공식품이 전년대비 각각 14.7%, 10.3% 줄어드는 등 총 11억7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2014년 대비 11.2% 감소한 수치다. 장기화 되고 있는 엔저 현상과 일본 내 반한감정 등이 미친 결과다.

하지만 수출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일본 수출시장이 회복되길 기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전년대비 14% 증가한 13억 달러를 대일 농식품 수출 목표로 잡는 등 일본 수출시장 회복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다만, 수출업계 관계자들은 대일 수출물량 확대를 위해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이해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이색상품 등을 개발해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일본시장은 간편식 지향, 시니어층을 겨냥한 건강상품, 프리미엄 소비 등이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예를 들어 김의 경우 수출시장이 이미 포화될 만큼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출물량을 늘리려면 희귀성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산 삼계탕을 수입하고 있는 일본 내 한 업체 관계자는 “한국인들은 보통 닭 한 마리를 삼계탕으로 먹지만 적게 먹는 일본인들은 반 마리 정도를 섭취하는 등 먹는 양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일본인들이 먹기 편한 음식으로 팔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추 스낵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 한 업체는 “당초 건대추 수출을 추진했지만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대추 스낵으로 가공한 제품의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 한국 농식품 수입업체 관계자들은 또 무분별하게 시장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제품 품질을 안정화시킨 후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수입업체의 관계자는 “한때 막걸리가 한류와 함께 소비가 증가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제품까지 수입되면서 품질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일본 소비자들이 외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한 업체는 상온에서 유통이 가능한 막걸리 제품을 수출하는 등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고 일부 업체들은 품질 안정을 이뤄 일본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규 (사)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연합회 임원들이 동경식품박람회 내 부스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주목/한국 농식품 수출 앞장서는 (사)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
국산 농식품 수출 발판 마련…현지 홍보도 팔걷어

신선야채 공동구매·판매 일원화
쌀 가공식품 판매망 확대 계획
소비자 모니터제도 등 활용키로


(사)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회장 정동규)는 2005년 11월 한국 농식품의 건전한 유통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30곳의 회원사를 두고 있다. 이들은 한국 농식품의 수입에 관한 상담 및 업무, 한국 농식품 등의 안전성에 관한 상담 및 홍보, 한국 농식품 수입 및 통관, 유통절차의 신속화 및 원활화의 추진에 관한 사업 등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2006년 10월과 11월 한국산 막걸리 시음회를 시작으로 이들은 그동안 한국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 앞장섰다. 실제 2008년 주일본 한국 대사관 한국상품 바자회, 2011년 이바라키공항 개원1주년 한국농식품전 개최 등을 실시했고 2009년 6월 전남도, 2012년 3월 성주참외 수출조합 등과 잇따라 MOU를 체결, 국산 농식품 수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는 2016 동경식품박람회에도 참가해 삼계탕과 김치, 각종 장류 등 다양한 한국산 농식품을 홍보했다.

올해는 한국산 농식품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신선야채와 쌀 가공식품 판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신선야채의 경우 NH무역과 업무협약을 맺는 것을 비롯해 참외와 청고추, 애호박, 파프리카 등을 연합회 회원사로 공동구매·판매를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식품잡화 판매업체인 이토요카도를 통해 인터넷 판매와 매장 판매를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떡국, 떡볶이, 쌀국수, 누룽지 등 쌀 가공식품도 공동 수입해 판매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동규 회장은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aT 도쿄지사의 소비자 모니터제도를 활용해 일본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후 상품개발에 적용하겠다”며 “일본의 또다른 유통 관련 기관들과도 상품설명회 및 상담회를 개최해 유통망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신선야채와 관련 “한국 상품 판매에 대해 이토요카도와 협의 중”이라며 “우선 인터넷 판매를 활성화한 후 인기상품은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해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또 쌀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한국의 쌀 가공식품 생산업체와 업무를 제휴해 올 가을 전까지 일본 내 수입을 시작해 연간 800~900톤을 취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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