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농연강원도 읍면 회장단 교육 참여 회원 정보교류 분주
수입과일 증가에 애로, 선호도 높은 모종 파악 눈치작전도
“무역이득공유제 비롯한 농업회생대책 마련해야” 목소리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둔 요즘 현장 농업인들이 생산 작물 선정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일, 영월군 동강씨스타 리조트에서 열린 한농연강원도연합회 읍·면 회장단 교육에 참가한 250여 회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작물선정과 예상되는 농산물가격 정보였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지난 해 가격이 안 좋았던 작물은 피해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에 하던 작물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야하는지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강릉시 왕산면에서 고랭지배추 6만7000㎡를 경작하는 박 모 씨는 “최근 3년 동안 계속해서 배추 값이 바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올해도 확신이 없다”며 “중국산 김치가 연간 강원도 배추 생산량의 85% 수준인 25만 톤이 수입되는 것이 배추 가격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중국산 김치 수입이 증가하면서 강원도 고랭지배추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영월군 영월읍에서 8300㎡ 규모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 모 씨는 “과수농사는 작목전환도 순간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가격하락에 대응하기가 더 어렵다”며 밀려드는 수입과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도시의 대형마트에는 사계절 언제나 열대과일과 계절과일이 풍성해 소비자들이 제철 과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어 가격형성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업인들은 전문 육묘장에 모종을 신청하면서 작물선호도에 대한 문의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시 호반육묘 관계자에 따르면 몇 년 전까지는 농업인들이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필요한 모종을 신청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부분 농업인들이 작물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등 눈치작전이 치열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원에서 벼농사 9만8000㎡를 경영하는 유 모 씨는 “우리나라 전체 농지면적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논농사가 어려워지면서 논에 하우스가 늘고 여기에서 생산되는 밭작물이 홍수출하 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문제다”며 “논농사의 소득 안정이 전체 농산물 가격의 안정에 기초가 된다”고 분석했다.

정덕교 한농연강원도회장은 교육에 참가한 회원들에게 “이제 우리나라 농정의 기본 방향이 생산중심에서 소비와 유통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 소비량이 20년 전과 비교해 반으로 줄었고, 각국과 FTA 체결로 농축수산물이 밀려드는 상황에서 생산보다는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출하시기와 유통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업인들은 “농산물시장을 완전히 개방한 상태에서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농업인들이 자체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농업인단체가 요구하는 무역이득공유제를 비롯한 농업회생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원=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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