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화훼 유통구조 개선 및 소비촉진 방안 세미나’에선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업계의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꽃을 쉽게 접할 공간이 부족합니다.”, “설이나 추석에 선물을 많이 하는데 꽃도 선물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지난 2월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서울 양재동 aT센터 창조룸에서 개최한 ‘화훼 유통구조 개선 및 소비촉진 방안 세미나’에선 침체된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세미나에선 생산과 유통, 소비 분야별로 진행된 주제발표에 이어 화훼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주장이 오간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산지조직화 시급·품질 제고 위해 습식 유통을
화훼공판장 시설 낙후…이미지 경매 검토해야


▲생산, 유통, 소비별 활성화 방안=‘화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생산자의 역할’을 주제발표한 정화영 로즈피아 대표는 ‘조직화를 통한 품질 향상’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화훼분야는 산지에서부터의 조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직화를 통해 규모를 갖추고 재배기술이나 방법 등을 공유해 나가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품질향상 및 거래교섭력까지 높여 나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품질 제고를 위해 습식유통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올 수 있게 하는 정가매매를 활용할 수도 있고, 일본의 화훼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보듯 법적인 지원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생산자 입장에서 의견을 내놨다.

‘유통혁신을 통한 공판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장은옥 겟잇플라워(Get It Flower) 대표는 ICT(정보통신기술)와의 융합을 통한 유통구조 개선을 제안했다. 장은옥 대표는 “화훼공판장 시설이 낙후된 것은 물론 부지도 부족해 경매가 중단되고, 이로 인해 가격 편차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네덜란드에서 도입돼 잘 이뤄지고 있는 이미지경매를 우리도 고려해봐야 한다. 신선도 유지가 무엇보다 화훼산업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장 대표는 △화훼경매장의 관광 상품화 △제품 품질기술센터 보강 △원산지 표시 및 국내 화훼 산지표시제도 도입 △도소매 분리 등을 주문했다.

소비 분야 발표는 조유미 한국꽃문화협회 부이사장이 ‘문화로 보는 꽃 소비촉진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유미 부이사장은 “꽃 소비촉진을 위해선 꽃이 주는 유용성을 강조하는 등 꽃의 가치를 재조명 하고 꽃은 사치고 특정 소비 계층만이 즐긴다는 일부 부정적인 인식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화훼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종합토론 자리에선 화훼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됐다. 이애경 단국대 교수는 “대부분의 꽃 소비가 결혼식이나 장례식, 꽃다발 등으로 이뤄지니 계속 그쪽 아이디어만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쉽게 꽃을 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꽃을 소비하는 공간을 보면 일본의 경우 지하철 역 안에서도 캐주얼 부케를 살 수 있고, 가격대도 저렴한 것부터 시작해 다양하다. 우리 역시 이런 공간을 늘려 꽃을 자주 접하고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태호 전남대 교수는 “이번 설 등 주요 명절에 선물을 많이 주고받고 하는데 꽃을 선물하는 것은 많이 못 봤다. 꽃을 명절에 선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은 “생산과 유통, 소비가 삼위일체가 돼야 하는데 현재 괴리감이 너무 크다”며 “생산자들은 소비자가 어떤 것을 원하는가를 고려해 재배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고품질의 신품종 도입도 적극 육성하고 또 받아들여야 한다”며 “유통하는 분들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격을 좁혀주도록 노력하고, 소비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할 필요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과 관련 안형덕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은 “오늘 나온 의견이나 주장들은 앞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적극 활용하겠다”며 “우선 올해 중점적으로 꽃 소비 생활화에 집중하겠다. 꽃을 소비할 공간이 없다는 지적이 반복돼 제기되는데 3월 꽃 직거래장터를 열고, 직장 테이블에 꽃을 올려놓는 ‘원테이블 온 플라워’를 확대해 전개하는 등 꽃 소비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출과 관련해선 각 시장별 특징을 파악해 맞춤식 수출대책을 추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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