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국산 체리 수출을 위해 내한한 칠레 농업부 장관(까를로스 푸르체)의 행보를 보는 우리 과일 농민들은 여러 마음이 공존했다고 한다. 그중 하나는 ‘부러움’이었다고 한다.

칠레는 한반도에 자국산 체리 수출 길을 뚫기 위해 8년 전인 2008년부터 우리나라 검역본부에 줄기차게 검역기준 완화를 요구했다. 또 8년 만에 검역기준이 완화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칠레 농정당국은 물론 검역본부와 무역진흥청, 대사관, 민간업체 등이 공동으로 ‘칠레 체리 수입 축하 리셉션’을 여는 등 대한국 수출 길을 열어 제치고 있다. 이 와중에 농업부 장관부터 민간업체 관계자까지 관련 종사자들이 국내에 총출동했다. 이를 보는 우리 과일 농민들은 그저 부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칠레 체리 소식을 접한 과일 농민들의 또 하나의 마음은 ‘두려움’이었다고 한다. 칠레산 체리를 수출하려는 칠레 농업계의 공격적인 행보를 보고 있노라니 대한민국 과일 시장이 자국 과일을 수출하려는 해당 국가들에겐 얼마나 좋은 시장이었을 지를 체감케 되었다고 한다. 실제 그동안 체리는 물론, 포도, 열대과일 등 국내 과일 시장에 물밀 듯이 들어온 수입과일의 전철을 농민들은 각인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과일 농민들은 이런 의문과 자책이 들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사과, 배, 감귤, 포도, 복숭아, 단감…, 이들 과일을 해외 시장에 내놓기 위해 우리 정부 인사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을까를. 또 각국의 체리, 포도,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을 비롯해 이름도 모를 수많은 수입과일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기 위해 우리(농민)들은 얼마나 많은 희생과 아픔을 더 강요받아야 하는가를.

김경욱 기자 유통팀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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