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돼지로 수제 소시지 생산 부재료도 지역 농산물만 사용"

▲박준범 대표는 체계적 관리로 농진청의 6차산업 수익모델사업에 선정됐다.

제주 금악리 양돈장 62곳
가공장·판매장·체험장 갖춰
축산물 가공품 생산량 월30톤
지방 줄이고 무방부제 호평


‘금악포크빌리지’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양돈농가들이 모여 만든 돼지고기 브랜드다. 농촌진흥청이 진행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시범사업’에서 제주 지역에선 유일하게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2014년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운영에 들어갔다.

금악리는 돼지와 인연이 깊다. 1960년대 아일랜드 출신의 임피제 신부가 이곳에 종돈을 들여와 목장을 일구면서부터 양돈업을 하는 농가들이 생겨났다. 또 예로부터 ‘돈지’(돼지가 노는 땅)가 있다며 돼지마을로도 불려왔다.

현재 금악리에는 62곳의 양돈장이 있으며 6개의 양돈단지가 형성돼 있다. 여기서만 약 13만두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는데, 이는 제주도내 전체 사육두수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이처럼 금악리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돼지마을’이지만, 그간 이곳 양돈농가들은 마땅한 브랜드 없이 생산된 돼지를 출하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의 ‘6차 산업 수익모델 시범사업’을 계기로 마을 주민이 합심해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 

금악리 마을이장이며, 금악포크빌리지 대표를 맡고 있는 박준범 씨는 “포크빌리지 조성사업 초기 금악리가 양돈장 밀집 지역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질까봐 마을주민들의 반대가 많았다”며 “하지만 양돈이라는 마을 자원을 활용하지 않으면 소득을 더 올릴 수 없다는 생각에 포크빌리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6차산업 수익모델 사업에 선정된 금악포크빌리지는 약 317㎡의 가공장 및 판매장과 330㎡ 규모의 체험장을 갖추고 수제소시지 및 햄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이 직접 소시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금악포크빌리지의 대표적 제품은 양배추와, 시금치, 브로콜리, 고추 등을 넣어 만든 수제소시지와 떡갈비, 돈가스 등이다. 특히 수제소시지에 들어가는 부재료들은 금악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쓰고 있다. 주재료인 돼지고기와 부재료인 양배추 등이 모두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만 만들어져 마을을 대표하는 제품이라 할 만 하다.

수제소시지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농촌진흥청의 컨설팅이 큰 힘이 됐다. 금악포크빌리지가 탄생하기까지 농축가공 및 체험판매시설 조성과 제품 기술교육 컨설팅이 꾸준히 이뤄졌으며, 제품 생산과 판매가 이뤄지는 지금도 지속적인 컨설팅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금악포크빌리지에서 생산되는 축산물가공품은 월 30톤 정도다. 특히 금악리에서 생산된 A급 돼지로 소시지를 만드는데, 지방을 줄이고 방부제 등을 넣지 않아 착한음식으로 불린다. 또한 판매장에서는 가공품 외에도 돼지 정육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비선호 부위인 뒷다리살은 가공품 원료로 쓰고, 삼겹살이나 목살 등은 정육 상태로 판매한다. 

정육 제품의 경우 시중보다 20%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가 높은데, 이는 가공품에서 이윤을 남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마을주민들은 가공뿐만 아니라 체험프로그램 매뉴얼 개발에도 나서 지역 관광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2014년 7월부터 12월까지 방문객을 제외하고 체험객만 1000여명이 다녀갔다. 소시지와 떡갈비 등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은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져 마을 홍보는 물론 매출액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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