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은 왜 발병하는가? 또,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왜 고사되고, 피해고사목은 왜 겨울철에 발견되는가? 방제법은 있는지, 완전박멸은 가능한지 등 소나무재선충병에는 늘 ‘왜’가 따라붙는다. 재선충병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립산림과학원의 자문을 받아 발병에서부터 방제까지, 궁금한 사항을 조목조목 살펴봤다.


소나무재선충 몸에 지닌 하늘소 소나무 갉아먹을 때 전염
봄·여름 사이에 감염…수 개월 후 늦가을부터 증상 나타나
고사목에 재선충 서식, 피해목 베어야 발병 막을 수 있어



Q:재선충병이란 무엇인가.

A:길이 약 1mm의 실처럼 생긴 소나무재선충이 병원체다. 소나무류 침엽수 내에 침입해 수체 내에서 단기간에 급속히 증식해 가도관(물관)을 막아 수문이동을 저해, 나무를 고사시키는 병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소나무류의 병해다.


Q:어떻게 발병되는가.

A:침엽수류를 기주(숙주)로 하는 딱정벌레목의 하늘소(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재선충을 몸에 지닌 채로 소나무를 갉아먹을 때 전염시킨다. 1988년 10월 부산광역시의 금정산에서 최초 발견됐고, 유전자 분석결과 일본에서 침입된 것으로 판명됐다.


Q:겨울철에 나타나는 이유는.

A:건강한 소나무류가 재선충병에 감염되는 시기는 매개충인 하늘소가 활동하는 봄과 여름 사이이며, 감염된 나무는 일반적으로 수개월(약 3개월) 후에 죽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때는 늦가을부터 겨울 동안이다.


Q:피해고사목과 감염목의 차이는.

A:감염목은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류”를 통칭하며, 피해고사목은 “반출금지구역 내에서 감염됐거나 감염의심이 되는 고사목”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방제계획수립 등에 적용하는 용어라 할 수 있다.


Q:피해고사목은 어떤 특징이 있나.

A:당해 연도에 감염돼 죽은 나무는 급속히 시들면서 소나무잎의 색깔이 적갈색을 띠고, 우산살 모양으로 아래로 처진다. 그러나 감염된지 오래된 나무는 재선충병이 아닌 일반 고사목과 외관상 증상을 구별하기 어렵다.


Q:매개충이 전파할 수 있는 범위는.

A:일반적으로 활동범위는 대략 100~150m 이내다. 그러나 먹이인 기주의 분포에 따라 자연 최대 3~4km까지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서식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고, 강한 바람이 불거나 인위적인 피해고사목 운반이 있을 경우 수십 km까지 확산될 수 있다.


Q:방제적기는 언제인가.

A:매개충을 대상으로 하면, 하늘소의 활동시기인 4~10월, 선충·매개충 보유 피해고사목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 늦가을~이듬해 4월 매개충이 탈출하기 전이다. 전자에 대한 방제법은 항공·지상 약제살포이고, 후자의 경우 피해고사목 벌채 후 훈증·파쇄·소각한다. 건강한 나무에는 수액분비가 낮은 겨울에 나무주사를 실시해 예방한다.


Q:왜 벌채해야 하나.

A:고사된 나무에는 높은 밀도의 재선충이 서식한다. 매개충이 고사된 나무에 알을 낳고, 이듬해 봄, 재선충을 몸 속에 지니고 성충이 돼 탈출한다. 이 성충은 새로운 건강한 나무에 재선충을 옮겨 발병이 반복된다. 때문에 피해고사목을 제거해야 한다.


Q:소나무만 재선충병에 걸리나.

A: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소나무, 곰솔(해송), 잣나무 등 세 수종이 감염수종으로 보고돼 있다. 일본은 1900년대 초, 중국과 대만은 1980년대 중반에 처음 발병됐고, 유럽의 경우 1999년에 포르투갈에서 나타난 이후 2008년 스페인으로 확산돼 현재 유럽에서는 재선충병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Q:재선충병에 강한 소나무는.

A:북미 원산의 소나무류와 리기다소나무를 비롯해 전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은 대부분 재선충병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저항성 개체 선발을 통한 내병성 육종연구를 수행 중이다.


Q:완전박멸이 가능한가.

A:한 종을 완전히 멸종시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집중적인 방제를 통해 단계적으로 피해규모를 줄여나가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피해고사목의 본수를 줄이는 것이 완전방제의 개념이다. 충분히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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