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년보다 많게는 30%까지 가격이 하락한 상태. 설 명절 이후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전복 양식어업인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출하 계속 늘어 지난해 1만여톤…12년 새 10배로
지난해 12월 10미 기준 4만원대…전년비 27% ↓
명절 앞두고도 상승세 없어 어민 경영난 우려 고조


전복 출하량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만톤을 넘어섰다. 2003년 출하량이 1000톤이니, 12년 만에 10배로 성장한 것. 이처럼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활전복 산지가격은 4만333원(10미 기준, kg당)으로, 전년도 가격인 5만5500원보다 27.3% 하락했다. 특히 연말연시 수요에도 불구, 산지가격이 한 때 4만원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는 2012년 태풍 볼라벤의 피해가 모두 복구된 데다 신규 시설도 늘어나 지난해 출하 가능한 전복 양성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전복 양성물량은 전년 동월보다 약 16% 증가한 12억마리로 추정된다.

이 같은 현상은 노량진수산시장 활전복 거래 동향에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노량진수산시장의 활전복 거래량은 63.0톤으로 전년 동기 53.5톤보다 17.7% 증가한 반면, 거래단가는 지난해 12월 kg당 2만8825원으로 전년 동기 3만2973원보다 12.6% 하락했다.

문제는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수산전망대회에서 발표된 전복 관측자료를 보면 올해 출하량에 영향을 미치는 2년산 이상의 양성물량이 3억1000마리(2015년 12월 기준)로 추정돼 전년 동월보다 22%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2015년 11~12월 입식된 2015년산 치패 입식량도 2014년산보다 6% 증가한 4억1000만 마리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전복 가격은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가 산지가격이 3만5000~4만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여 전복 양식어업인들의 경영난이 우려된다. 특히 설 명절 이후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나 봄철 출하가 집중되는 시기에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도 예상되는 상황. 이에 완도 지역 양식어업인과 유통 관계자, 관계 공무원들이 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이범성 한국전복유통연합 회장은 “보통 설 명절을 앞두고 가격이 2000~3000원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그나마 명절 수요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없는 상태지만, 설 명절 이후에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가격이 10미 짜리 기준으로 kg당 4만원 정도인데 이 정도가 어민들 생산비의 마지노선이라 보면된다”며 “가격이 이 보다 더 떨어진다면 생산 어민들의 경영난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완도 지역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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