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축사 붕괴 등 남부지역 농가 피해 속출
배추·대파 수확작업 차질, 제주 농산물 출하 어려워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비닐하우스와 축사 붕괴가 잇따르면서 남부지역 농가의 피해가 속출했다. 전북 정읍의 오병갑 씨는 대파 출하를 앞두고 비닐하우스가 내려앉으면서 큰 피해를 입었고, 제주 블루베리 농장의 시설하우스도 눈 폭탄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에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도내 폭설피해 현장을 방문, 피해상황을 살피고 농가 지원대책을 서둘러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전라도와 제주도 등 남부지방을 강타하면서 농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쌓인 눈으로 인한 비닐하우스 붕괴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산물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24일까지 대설경보가 발령, 평균 18.1cm의 강설량을 기록한 전북에선 비닐하우스 157동이 붕괴됐고, 농작물이 주저앉은 하우스에 묻히는 피해를 입었다. 26일 기준으로 집계된 피해규모만 12.59ha에 달하고, 눈으로 접근을 못한 일부 지역을 고려하면 피해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갑작스런 한파와 폭설로 15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전남에서도 폭설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장성군 남면과 북하면, 황룡면에서는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비닐하우스 11개 동 7000㎡가량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고, 영광의 한 토마토 농가에서도 비닐하우스 1동이 파손돼 작물이 동해 피해를 입었다. 묘량면 양돈축사 1개 동(300㎡)이 전파되고, 화순에서도 젖소 사육용 축사 지붕이 무너지는 등 갑작스런 폭설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농가의 피해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폭설로 인해 항공편이 지연되는 등 32년 만에 최강의 한파가 찾아온 제주에선 비닐하우스 붕괴는 물론 양식장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26일 오전까지 집계된 피해현황은 공공시설 7건·9억4070만원, 사유시설 23건·9억6725만원 등 총 30건·19억795만원이다. 1차산업 분야 폭설 피해는 총 22건·9억6712만원으로 제주시 해안동 블루베리하우스 4동·1320㎡가 폭설로 무너지는 등 16동·5944㎡의 비닐하우스가 붕괴돼 농업 분야에서만 7건·1억4985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수산 분야에서는 강풍으로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포구내 정박 중이던 4.5톤급 연안복합어선이 방파제와 충돌해 침몰하고, 정전으로 양식장에서 기르던 광어 14만4000마리가 폐사하는 등 15건·8억1727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산물 수급 불안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전남 해남과 진도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배추와 대파의 수확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고, 해상과 항공운송이 지연된 제주에서 주로 생산하는 무, 당근, 브로콜리, 쪽파 등도 출하량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와 무, 대파 등의 주요 채소류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선제적인 수급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온이 회복되고 포전에서의 눈이 정리돼 배추, 무, 대파, 당근 등 주요 채소류의 출하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의 시장 공급을 확대해 가격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우선 배추 2000톤, 무 6500톤의 정부 비축물량을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시장에 방출하고, 농협 계약재배 물량 및 생산안정제 물량의 출하 조절을 통해 한파로 인한 출하량 부족 뿐 아니라 기상회복과 함께 출하가 집중돼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도 대응키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채소류에 대한 냉해 피해 등 생육 모니터링 및 산지가격, 시장 출하량 등 수급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선제적 수급 대책을 통해 겨울철 채소류 수급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협은 계속된 폭설로 인한 농업인 피해복구를 위해 범농협 차원에서의 지원과 함께 피해 농업인에 대해서는 △재해대책자금 신용보증지원 자금 안내 및 확대 △신규 저리자금 우선 지원 △기존 대출에 대한 12개월 이내 이자납입 유예 △상환 기일이 도래한 자금에 대한 기한연기, 할부상환금 납입유예 △농작물재해보험금 즉시 지급 등 긴급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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