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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떡 HACCP 의무화 코앞···중소업체 “사실상 퇴출” 속앓이
   
▲ 새해 벽두를 맞이한 떡류 업계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움츠러드는 산업 여건 속에서 HACCP 조기 의무화 방침이 추진되면서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14일 찾은 서울 모처의 떡볶이 떡 제조업체.

지난해 ‘대장균 떡볶이’ 사태 이후 1년 앞당겨…2017년 전체 생산량 90% 적용 전망
해당 업체 “논의도 없이” 날벼락…새 부지 확보·공장 신축 등 시설·자금 마련 역부족
식약처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 불구경…생색내기 지원 대책 그쳐 ‘원성 자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의무적용 시점이 앞당겨진 떡볶이 떡 제조업체들의 속앓이가 새해부터 깊어지고 있다. 이른바 ‘대장균 떡볶이’ 사태의 후속조치 차원에서 식품 위생 당국이 지난해 11월 떡볶이 떡 등을 3대 특별관리식품으로 선정하고, 이들에 대해 2017년까지 HACCP 조기 의무화 방침을 추진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 1억원 이상 및 종업원 수 10명 이상’에 해당되는 떡볶이 떡 제조업체들의 HACCP 의무 도입 시기가 2018년 12월에서 2017년 12월로 1년이나 앞당겨지면서 업체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더욱 커졌다.

2010년 이후 전문 프랜차이즈 등장으로 성장세를 보이던 떡류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며 어려움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쌀 재고 과잉 측면과 맞닿아 있는 정부 양곡 소비 차원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지만, 쌀 산업 진흥과는 별개로 특별 안전 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번 조치는 가뜩이나 힘든 업계 상황을 궁지로 내몰고 있는 양상이다.

적용 대상에 포함된 해당 업체들이 중소 규모인 데다 자가 소유, 임대, 신규 진입 등 각각 처한 상황이 달라 시설 투자 자금 확보 및 준비 일정 등에 애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업계 내부에선 이번 조치로 인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덜어줄 지원 방안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퇴출 의도’로 간주하는 등 위기의식도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HACCP 적용을 둘러싼 일선 업체와 관리 당국의 큰 시각차도 매서운 한파와 맞물려 업계 분위기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의무적용 1년 앞당겨져
HACCP 적용 준비시기 줄어 '들썩'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1월 순대, 계란, 떡볶이 등에 대한 HACCP 의무화 확대 도입 방침을 밝혔다. 앞서 터진 송학식품의 ‘대장균 떡볶이’ 사태 영향이 컸다. 식약처는 기존에 어묵 등 14개 품목에 대해 업체의 연매출액과 종업원 수를 고려해 4단계로 의무화를 추진해 왔으나, 떡볶이 떡 등 3대 식품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묶어 HACCP 조기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떡 제조업체 중 연매출액이 1억원 이상 및 종업원 수가 6인 이상인 업체의 경우 당초 2018년까지 의무적용 대상이었으나 2017년까지 HACCP 조기적용이 추진되면서 종업원 수 10인 이상(및 연매출 1억원 이상)의 떡 제조업체에 대한 HACCP 도입이 1년 앞당겨지게 됐다. 해당 업체들의 HACCP 시설 투자를 위한 준비 시기가 정부 방침으로 인해 1년 줄어들게 된 셈이다. 업체 입장에선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중대 방침이 발표됐지만, 해당 업체들과의 구체적인 사전 논의 등은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17년으로 HACCP 의무적용이 앞당겨진 업체 수는 89개로 파악되고 있다. 식약처가 파악하고 있는 떡볶이 떡 제조업체 1212개소의 7~8% 수준이지만, 이들의 생산하는 물량 비중은 업체 수 비중보다는 더 많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식약처가 이번 HACCP 조기 의무화 방침을 통해 2017년까지 전체 떡 생산량 비율의 90% 정도가 HACCP 적용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 측면에서도 이들 업체들의 생산 물량이 결코 적지 않다는 부분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떡류 시장이 전문 프랜차이즈 성장 등으로 인해 2010년 들어 확대되다가 최근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가공 떡류를 대표하는 떡볶이 떡은 정부 양곡 등을 소진하는 데 일정 부분을 맡고 있어 국내 쌀 재고 과잉 문제 등과도 직·간접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MMA 물량의 8만톤 가량(2014년 기준)이 떡류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발표한 ‘2013 가공식품 세분화 시장 보고서(떡류편)’에 따르면 국내 전체 떡볶이 떡 시장 규모는 8950억원으로, 이 가운데 쌀 떡볶이 떡은 2263억원 규모로 나타나고 있다.

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 “가공떡류 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떡볶이 떡 시장은 쌀 소비 및 정부 양곡 물량 소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쌀 소비 측면에서도 안전관리 강화와 더불어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HACCP 조기 의무화 방침에 대한 업계의 애로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3대 식품의 경우 시설개선자금 지원 비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하고, 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HACCP 전문가와 일대일 매칭을 통해 집중적인 기술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은 혼란 가중
"업계 현실 고려없이 일방적 추진"

조기 의무화 방침 발표가 두 달여가 흘렀지만, 일선 업체들은 여러 이유 등으로 인해 정부 방침을 받아들일 여력이 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4일 찾은 서울의 한 떡볶이 떡 제조업체. 유명 떡볶이 전문 프랜차이즈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는 이 업체의 대표 K씨는 HACCP 조기 의무적용 방침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며 “업계의 현실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조기 의무적용 방침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식품 전반에 도입되는 HACCP 추진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중소 규모가 대부분인 업계의 특성상 HACCP 도입 시기가 1년 앞당겨지는 것은 업체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장 자금 확보 문제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역시 2018년 12월 의무화를 목표로 HACCP 시설 투자비 확보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달라지게 돼 올해 사업 목표부터 다시 수립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K씨의 경우 ‘임대’ 상황이라는 여건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식품업체를 운영하는 이들은 자가소유, 임대, 신규 진입 등의 처지에 따라 자금 운용 및 시설 투자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임대 운영을 하고 있는 K씨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K씨는 “새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신축하고 HACCP 시설을 마련하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단축된 1년이라는 시간은 엄청난 부분”이라며 “공장 이전과 HACCP 시설을 갖추는 데 4억~5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자금 여력이 마땅치 않아 당분간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업체는 떡볶이 떡과 더불어 면류 제품도 함께 취급하고 있는데, 면류 HACCP 시설은 몇 년 전에 마무리한 상태다. 당시 건평 면적(80평)에 HACCP 시설을 갖추는 데 약 3500만원이 소요됐다. 식약처로부터 시설개선 자금 1000만원을 지원 받고 나머지는 자가 부담을 했지만, 이전이 불가피해지면서 이 시설 모두를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다른 업체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종업원 수 10인 이상과 연매출 1억원 규모 이상의 한 떡볶이 떡 제조업체도 최근 들어 고민이 많다. 2017년까지 HACCP 의무 도입을 위해 올해 수도권 인근 부지를 물색할 생각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업체 관계자는 “중소 업체들인 만큼 현실 여건을 반영해 충분한 시간을 줘야 HACCP 시설을 갖춘 뒤 사후관리 체계 부분까지 준비할 수 있는데, 조기 의무적용을 하려다보니 업체의 혼란과 부담만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지방으로 공장을 이전하자니 인력 수급이 걸림돌인 데다 이전 이후에도 운영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여러모로 사업 차질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관리 당국-업체간 시각차
HACCP 관리 강화 등 '갈등 심화' 

HACCP 의무적용을 둘러싼 일선 업체들과 관리 당국 간의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이로 인해 관리 당국의 HACCP 정책 방침이 현장의 오해를 불러일으켜 불필요한 혼란과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식약처가 HACCP 관리 강화 방안으로 도입한 즉시인증취소(원스트라이크아웃제) 규정에 대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HACCP와 관련해 종전 1,2차 시정명령 이후 3차 위반 시 지정을 취소하는 규정에서 주요 위생안전조항 1개 이상 위반 시 즉시 인증을 취소키로 했다.

여기에서 주요 위생안전조항은 △원료 검사 미실시 △지하수 살균·소독 미실시 △작업장·세척·소독 및 개인위생 미실시 △중요관리점(CCP) 모니터링 및 개선조치 미실시 등이다. 이 중 1개만 위반하더라도 HACCP 인증을 취소하겠다는 것인데, 업계에선 해당 조항 중 ‘개인위생 미실시’ 등의 표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위생이라는 부분이 과연 어디까지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개인위생 미실시 조항 하나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작업장 세척·소독 등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위반 행위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HACCP 운영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용되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반신반의하고 있다.

특히 식약처가 HACCP 규정을 대폭 강화하면서 업체 개별적인 의무와 책임을 강화하는 반면 부담을 덜어줄 지원 방안이 미흡하다는 점도 업계와 관리 당국의 큰 시각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떡볶이 떡 제조업체의 HACCP 조기 의무적용 방침을 시행하면서 식약처는 시설개선자금 지원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연매출액 5억원 미만 또는 종업원수 21인 미만인 소규모업체가 HACCP 시설 개선을 위해 자비로 2000만원 이상 사용한 경우 2000만원의 50% 수준인 1000만원을 지원해 왔는데, 이를 70% 수준인 140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식약처의 방침이다. 쉽게 말하면 시설 개선 자금을 업소당 1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인데, 업계에선 ‘생색내기용 지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매출과 종사자수에 따라 의무적용이 차등 추진되고 있지만, 지원 기준은 이와 상관없이 업소당 1400만원으로 일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면적에 따라 HACCP 시설 투자비용이 천차만별인데, 조기 의무적용을 추진하겠다면서 1000만원에서 400만원 지원 예산을 늘리는 것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시설지원 자금을 운영하다보니 일괄 적용하고 있다. 지원 금액 산정은 중소 업체들이 HACCP 인증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평균 2000만원으로 조사한 자료에 근거해 지급하고 있다”며 “HACCP 의무적용은 장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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